'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첫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면서 단일 시즌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의 5부 능선을 넘어섰다. 소렌스탐은 13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 6천48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을 제패한데 이어 두번째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소렌스탐은 이로써 LPGA 투어 사상 첫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가 4개로 정착된 이후 초반 2개 대회를 잇따라 우승한 것도 61년 미키 라이트와 86년 팻 브래들리 이후 소렌스탐이 세번째. 소렌스탐은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남은 2개 메이저대회를 우승하면 지금까지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한해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첫번째 선수가 된다. 또 지난 1937년부터 1939년까지 타이틀홀더스를 3연패한 패티 버그스에 이어 LPGA 역사상 두번째로 메이저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세운 소렌스탐은 메이저 9승을 포함해 통산 승수를 62승으로 늘렸다. 특히 올들어 8개 대회에 출전한 소렌스탐은 6승을 쓸어담고 1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마디로 경쟁자없는 독주체제를 굳혔다. 하지만 소렌스탐은 나홀로 선두를 달리는 플레이에 집중력이 떨어진 듯 후반 들어 짧은 퍼퍼트를 어려차례 놓치는 등 맥풀린 경기로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달성도 실패한데다 오버파 스코어의 아쉬움을 남겼다. 소렌스탐은 "이곳에서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 너무나 감격적"이라며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변이 없는 한 소렌스탐의 우승이 예고된 가운데 치러진 최종 라운드에서 더 관심을 모았던 준우승 경쟁에서는 '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가 승리,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장타력을 앞세운 위성미는 까다로운 라인의 버디 퍼트를 어김없이 성공시키면서 3언더파 69타를 때려내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소렌스탐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위성미는 이로써 지난 2월 SBS오픈에서 이어 올들어 2차례나 LPGA 투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해 성인 무대에서도 언제든 통할 수 있음을 알렸다. LPGA 메이저대회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준우승한 것은 9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28.CJ)와의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은 제니 추아시리폰 이후 7년만에 일어난 '사건'이다. 더구나 위성미는 2003년 나비스코챔피언십 9위, 작년 나비스코챔피언십 4위에 이어 메이저대회에서만 3번째 '톱10' 입상 기록을 남겼다. 이와 함께 작년까지 '최고 아마추어'를 다투다 프로로 전향, 1승을 거두면서 신인왕을 예약한 폴라 크리머(미국)를 2타차 3위로 밀어내 자존심 싸움에서도 승리했다. 전날 2위로 올라섰던 김영(25.신세계)은 소렌스탐과의 동반 플레이에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듯 4오버파 76타로 부진,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7위로 밀렸다. 하지만 올들어 부진에 빠졌던 김영은 올들어 첫 '톱10'에 입상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김미현(28.KTF)이 이날 하루에만 5타를 줄이는 데일리베스트샷을 뿜어내 공동7위(3언더파 285타)를 차지, 시즌 4번째 '톱10'을 기록했다. 1타를 줄인 박희정(25.CJ)도 김미현과 함께 공동7위에 올라 모두 4명의 한국 선수가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