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영업전쟁이 주택담보대출에서 직장인 신용대출로 옮겨붙고 있다. 은행 간 고객 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보증 신용대출 금리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엇비슷한 연 5%대 중반까지 떨어지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경영전략 회의를 갖고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 전략을 신용대출 위주로 수정했다. 그 일환으로 60개 우량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 론'을 출시하면서 대출 금리를 일반 신용대출(연 7.05~12.55%)보다 훨씬 낮은 연 5.59~7.09%로 설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전체 신규 신용대출 가운데 패밀리 론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신용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금리를 우대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작년 말 5조3127억원에서 지난 5월 말 5조8397억원으로 5개월 동안 5270억원(9.9%)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이달 초 대출 한도를 대폭 확대한 '직장인 우대 신용대출'을 내놓았다. 우량기업 및 사립학교 근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은 다른 은행에 연소득 이상의 대출이 있더라도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원인 직장인이 신용도 분석을 통해 대출 한도가 7000만원으로 나왔다면 다른 은행에 4000만원의 신용대출이 이미 있더라도 우리은행에서 30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는 신용도가 가장 높은 고객의 경우 연 6.52%(CD 금리+3%)이고 최대 1%포인트인 금리 할인 조건에 해당하는 고객은 연 5.52%까지 낮아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신청자 가운데 본부 승인 없이 자동승인이 되는 신용등급을 받는 고객이 57%가량인데 이들은 우대 혜택을 포함할 경우 아무리 높아도 금리가 연 7~8%를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4월 직장인 무보증신용대출 '리더스 론'의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해,최저 연 6.29%로 낮췄다. 이 상품은 우량기업·공기업 직원,공무원,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최고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우수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5.58~7.38%의 금리로 대출해주는 '엘리트 론'에 대해 조만간 고객군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과도한 금리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돈을 떼일 염려가 적은 우량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에서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