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증시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경제 침체 및 인플레이션 등 양대 우려사항은 이번주에도 최대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번주 발표될 예정인 핵심 인플레이션 및 제조업 경기 지표들은 불확실하기만 한 증시의 행로에 일정한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국제유가의 하락과 휴렛 패커드의 고무적 실적 등 호재와 성장과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 제너럴 모터스(GM)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헤지 펀드들의 대규모 손실설 등 악재가 교차하면서 지수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특히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 종목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약세를 나타냈지만 휴렛 패커드의 고무적인 실적 등에 힘입어 기술주들은 선전했다. 지난주 다우존스 지수는 전주에 비해 205.28포인트(1.98%) 하락한 10,140.12로 마감돼 지난 4월 28일 이후 약 2주만에 최저치로 내려 앉았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역시 한주간 17.30포인트(1.48%) 하락한 1,154.05를 기록했다. 반면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976.78로 지난주를 마무리해 전주보다 9.43포인트(0.48%) 상승했다. 이번주에는 기존의 우려사항 가운데서도 특히 인플레이션 고조 가능성이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침체 가능성은 일단 예상을 크게 웃돈 4월 신규고용이나 4월 소매판매 등 고무적인 지표들이 잇따르면서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물가의 급격한 상승과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관한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볼 때 17일 발표되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물가지표들은 어느때보다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PPI 지수의 경우 상승률 0.4% 수준으로 전달의 0.7%에 비해 크게 낮아지지만 식량,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상품을 제외한 근원지수는 0.2% 상승해 전달의 0.1%보다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CPI는 전달 0.6%에서 0.4%로, CPI 근원지수는 0.4%에서 0.2%로 각각 상승폭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 발표되는 지표가 전달에 이어 또다시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을 나타내게 된다면 증시에는 만만찮은 충격파를 불러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난다면 이미 드러난 `소프트 패치' 탈출 조짐과 더불어 증시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안겨주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주에는 뉴욕지역(16일)과 필라델피아지역(19일) 5월 경기지수와 콘퍼런스 보드의 4월 경기선행지수 등 중요한 경기관련 지수들도 발표된다.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만 하락폭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뉴욕지역 경기지수는 개선되고 필라델피아 지역은 다소 악화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하고 있지만 이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완화된 상태기 때문에 웬만큼 예상보다 나쁜 수치가 나오더라도 증시에 크게 민감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을 수도 있다. 종합해 볼 때 물가가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그동안 주가 부진을 틈타 매수기회를 노리고 있던 투자자들을 증시로 불러 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많은 분석가들은 달러화의 강세와 국제유가의 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자재 및 석유 관련 종목들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는 등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한다. 스펜서 클라크의 마이클 셸든 수석전략가는 마켓워치 닷컴에 "최근의 유가 하락은 향후 수일간 주가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FRB가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이 분명해지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주가가 오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