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14일 북측이 16∼17일 개성에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제의해온 것과 관련, "남북이 차관급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면서 "남북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측이 비료지원 문제를 제기할 경우 북측과 협의해 예년 수준의 비료를 지원하는 문제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모두발언 남북관계가 닫혀 있어 안타까웠는데 오랜만에 숨통을 틀 수 있는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오늘 남북은 16∼17일 양일간 개성에서 차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측에서는 통일부 차관을 수석으로 3명의 대표가 회담에 참가한다. 이번 회담은 그동안 우리측의 당국간 회담 재개 촉구에 대해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동영 장관에게 보내는 통지문을 통해 호응, 성사됐다. 이번 회담은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측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으로 생각한다. 북측도 장기간 대화중단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정상화하고 복원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10개월여간 의 중단으로 협의, 이행해야 할 많은 현안 과제 쌓여 있다. 중단된 장관급회담과 경협위, 장성급 회담을 차례로 복원시켜 남북 화해협력과 평화의 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적십자회담도 재개해 이산가족 상봉도 이뤄지도록 협의할 생각이다. 당국간 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6자회담과 북핵문제를 푸는데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북핵문제와 관련,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6자회담 조기 개최에 호응토록 촉구할 예정이다. 회담 개최 합의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여야 지도부에 설명했고 미국 등 우방에도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일문일답 --지난 10개월간 당국간 회담을 언제 제의했고, 최근에 제의한 것이 있나. ▲작년 7월 이후 남북대화가 중단됐다. 그 이후 10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여러 계기 때마다 북측에 대해 당국간 회담의 조기 개최 필요성을 촉구해왔다. 지난 1월 북측이 적십자회담 채널을 통해 비료지원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런 과정이 3월까지 진행돼 왔다. 3월 이후에는 북측으로부터 비료지원에 대한 요청이 없었다. 최근에 들어와서 북측이 당국간 채널을 통해 회담 재개 문제를 조심스럽게 타진해왔다. 시기는 최근이지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비료지원에 대한 입장과 회담에서 다뤄질 내용은. ▲북측 통지문에도 나와 있지만 남북관계 정상화 문제를 협의하는 회담이다. 어떻게 정상화하는 지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두번째로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측 입장 을 전달하고 세번째로는 비료지원 문제를 북측이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정부는 북측과 협의해 예년 수준의 비료를 지원하는 문제를 검토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적십자회담 비롯해 이산가족 상봉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생각이다. --북측의 회담 제의 배경은. ▲남북 당국간 회담 중단이 북측에서도 부담이 됐으리라고 생각한다. 6.15공동선언 5주년이 한달 앞으로 다가와 있는 만큼 6.15 정신을 살려 나가기 위해서도 대화를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북측 대표로는 누가 참석하나. ▲연락관 접촉을 통해 명단을 확인하겠다. --시비 시기가 지났다는 의견도 있는데 비료 제공에 걸리는 기간은. ▲비료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정부가 검토해 왔기에 그런 의미에 부합토록 가능한 협의되는 대로 조기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비 시기가 우리보다는 조금 늦은 것으로 안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차관이 수석대표가 된 이유와 회담 성격은. ▲이번 회담은 오랫동안 중단된 이후 열리는 것이다. 여러가지 협의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렇기에 이번 회담에서는 포괄적인 의제들이 다뤄지게 될 것이다. 그동안 미뤄져 왔던 일들을 하나씩 정상화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차관급 수준의 회담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북측도 상응하게 호응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네오콘은 비료지원에 부정적이라는데, 한미간 협의문제가 있나. ▲정부는 당국간 협의가 있으면 북측에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국.내외적으로 여러차례 밝혀왔다. 북측이 그런 우리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호응한 데다 인도적인 성격을 갖는 만큼 국제사회에서도 충분히 이해하리라고 본다, --우리측이 제의한 당국간 북관대첩비 회담과의 관계는. ▲북관대첩비는 4월 23일 이해찬 총리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간에 논의가 있었던 문제다. 당시 당국간 회담 재개에도 원칙적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런 요소들이 당국간 회담 재개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북관대첩비 회담은 별도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도 북관대첩비 회담이 이뤄지도록 촉구하겠다. --비료지원량이 예년 수준이라고 했는데. ▲예년수준은 20만t이다. 하지만 북측 요구가 어떤 것인지는 회담에서 다시 협의할 예정이다. --차관급회담은 장관급 회담 전제인가. ▲과거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차관급회담이 있었다. 이번 차관급 회담도 1년가까이 산적한 문제들이 있는 만큼 포괄적 협의를 위해 차관급 회담의 성격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북핵에 대한 우리측 입장 전달할 것이라고 했는데. ▲현재 상황에서 핵 문제에 대해 우리 입장을 남북 회담 채널을 통해 전달하고 국제사회 흐름을 이해시키는 노력이 6자회담 개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지일우.정준영 기자 princ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