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용 선수와 홈 경기용 선수가 따로 있다(?).' 지난 10일 독일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6월3일), 쿠웨이트(6월9일) 원정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축구대표팀 감독이 K리그의 숨은 진주 김한윤(31.부천 SK)을 깜짝 발탁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말이다. 강신우 대한축구협회 기술부위원장은 12일 청소년대표팀이 훈련에 몰두하고 있는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선발 뒷얘기를 들려주면서 이같이 귀띔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홈 경기용 선수와 어웨이용 선수는 다르다. 특히 수비수가 그렇다. 홈 경기에서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세를 펼치다가 상대 역습을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어웨이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는 것. 즉 홈 경기에서 역습을 잘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거칠게 파울로 끊더라도 '끊는데만 주력하면' 성공이라는 얘기. 하지만 어웨이 경기에서는 공방을 주고 받기 때문에 몸이 빠르고 가볍게 터치하면서 볼을 살려 풀어나갈 수 있는 수비수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지난 97년 K리그에 입문해 어느 덧 고참급 대열에 끼여 있는 김한윤은 국가대표 경력이 없지만 부천 수비의 핵으로 이런 역할을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충실히 수행해왔다는 것. 월드컵팀 코치를 지낸 부천의 김현태 코치는 "한윤이는 패싱력이 돋보이는 수비수다. 그냥 뻥뻥 내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라 일단 차단하고 나면 그때부터 차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본프레레 감독으로서는 A매치 경험이 전무한 김한윤을 발탁한 게 일종의 도박일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뽑아올려야 했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한편 강 부위원장은 본프레레호에서 '천재 골잡이' 박주영(FC서울)의 활용 방안에 대해 의미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강 부위원장은 "물론 감독이 결정해야 할 문제이지만 박주영은 전반부터 투입하는 것보다 후반 조커로 활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몸싸움을 터프하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초반에 한창 기싸움을 할 때 넣기보다는 상대가 체력적으로 떨어질 때 투입해 감각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