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는 10일 박물관 건립을 위해 사들인다며 수십억원 어치의 문화재를 넘겨받은 뒤 돈을 주지 않은 혐의로 박모(58)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가칭 I문화재단 대표인 박씨와 달아난 공범 2명 등은 서로 짜고 "박물관 건립을 위해 문화재를 고가에 사고 있다"며 피해자 5명으로부터 신라금관(매입가 30만달러) 등 삼국시대 이후 문화재 26점(피해자측 주장 시가 76억9천만원)을 넘겨받은 뒤 물품 대금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 유모(45)씨는 11세기에 제작된 고려 전기 황룡사 9층 금동탑(시가 13억원) 등 시가 66억원 어치의 문화재 14점을 이들에게 넘겨줬으나 돈을 받지 못했다. 사기죄 등으로 7년을 복역한 적 있는 박씨는 모든 일은 달아난 공범들이 꾸민 것이며 문화재의 행방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박씨 일당은 I문화재단 대표, 이사장, 유물담당 이사 등으로 자신들을 소개하면서 "이사장이 사채업자인 모친에게서 물려받은 거액의 자금으로 실버타운 및 박물관 건립 등의 사업을 하려 한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캐기 위해 공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