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다음주 중에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3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힐 차관보가 정식으로 업무에 돌입한 만큼 이달 중에 동북아를 방문할 예정으로 안다"며 "그러나 이번 주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지난 8일 한국에서 정식으로 주한 미 대사 이임식 겸 차관보 취임선서식을 갖고 12일 귀국했다. 정부는 특히 힐 차관보의 동북아 방문이 북핵 6자회담과 관련, `예민한'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이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국측 6자회담 채널과 긴밀한 협의를 한 뒤 지난 5일 귀국한 이후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오히려 지난 5∼9일 북한을 방문한 미 국제정책연구소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을 통해 `영변 5㎿ 원자로의 연료봉 교체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히는 등 강경 기조를 높여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10일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중단'을 골자로 한 북한 외무성 성명 이후 그동안 한.미.일.중.러 5개국간의 협의가 계속돼 왔고 그 것을 바탕으로 강 제1부상이 방중해 협의한 만큼 늦어도 이달 중에는 북한 당국이 뭔가 의지 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다음주 중 힐 차관보의 동북아 방문을 통한 한-미, 미-일간 협의에서 향후 북핵문제와 관련한 중대한 결정이 나올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