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충남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인 이명수(李明洙) 후보가 `이중당적' 논란으로 중도하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충청권 재보선 판도가 혼돈양상에 빠져들고 있다. 당장 우리당은 충남 아산에서 `선수교체'가 불가피한 다소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놓였고, 승산부족으로 뒷짐을 지고 있던 자민련은 이를 기회삼아 자당 후보를 내려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는 등 선거구도가 갑자기 오리무중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것. 특히 충남 아산을 공주.연기와 함께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온 여야는 각기 재보선 전략에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 후보를 `필승카드'로 여겨온 우리당은 당혹감 속에서 막판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후보공천 과정에서 정체성 논란이 있었으나 이 후보가 현지의 다른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를 두배 가까이 벌려놓는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대로 놓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엿보이고 있다. 우리당은 16일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공천이 유효하고 당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기에다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정치적 결단'을 주문하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당은 특히 자민련 대변인이 이명수 후보에 대한 제명처분을 내렸다는 보도자료를 낸 점을 상기시키며 이미 탈당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자민련측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의 입장이 `요지부동'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리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의 입후보 무산가능성을 거의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박병석(朴炳錫) 기획위원장은 "오후 늦게까지 자민련이 제명확인서를 발급해주도록 기다리겠다"면서도 "여러가지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당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공직후보 재심위원회를 열어 아산 재선거 재공천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와 막판까지 공천경쟁을 벌였던 임좌순(任左淳)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민련은 `기다렸다는 듯이' 후보등록 마감일인 이날중으로 자당 후보를 내려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따라 현지에서 지명도가 높은 원철희(67) 전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재보선 판도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 후보의 낙마에 따른 `공백'을 활용해 고토를 회복하겠다는게 자민련의 의도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당의 `자업자득'이라며 공세를 펴며 이진구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맹형규(孟亨奎) 정책위 의장은 "우리당이 원칙과 정도를 무시하고 집새든 텃새든 아무나 좋다고 공천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지적했고,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자민련하고 우리당하고 이념적 성향이 다른 가운데 원칙에 어긋난 공천을 하다보니 일이 터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은 "충남 아산도 이제는 승리유력지역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