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11일 "학생운동하다 감옥에 갔다왔다는 이유만으로 정치를 한다면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잠잘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 잠자리를 마련해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이 시장은 이날 오후 경북대 정보전산원 강당에서 대학생 600여명을 대상으로 `세계 일류를 향한 꿈과 도전'을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자신이 고려대 학생회장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내란선동죄로 투옥됐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기본이 갖춰진 이후에야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거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순수했다"면서 "전공 공부는 하지도 않고 학생운동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이 된 것은 국민과 시민들에게 일자리와 잠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잠잘 곳이 없는 사람에게는 투숙할 곳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우리 국민은 명분이 있고 신뢰가 있으면 힘을 모으는 민족으로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면 동북아에서 서바이벌(생존)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말한 뒤 "역사상 위기가 없었던 적은 없기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이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갖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어 "최고의 복지는 바로 일자리이고 나는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서 은근히 자신이 청년실업 해소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기업 CEO(최고경영자)로 있다가 처음 서울 종로구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었는데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이종찬 후보와 맞붙었다"면서 "당시 3등을 했던 노 후보가 지금 대통령이 된 것을 보면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어선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특강에서 한 참석자로부터 "현 대통령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대통령이 리더로서 갖춰야할 덕목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답변할 수 없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 시장은 경북대 특강에 이어 대구대학교 본관 강당에서도 행정대학원 학생회 초청으로 400여명을 대상으로 `세계를 향한 청년의 도전과 비전'을 주제로 특강을 가졌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d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