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들은 2명 중 1명 꼴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녀가 회사원보다는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이나 공무원이 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소재 제조업체 근로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교육 및 직업과 관련한 근로자 의식' 보고서에 따르면 46.2%가 '매우 심각한'(11.4%) 또는 '약간 심각한'(34.8%)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규모 별로는 대기업 근로자는 55.9%, 중소기업 근로자는 42.2%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근로자들 사이에서 심리적 압박이 더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38.6%, 30대 45.9%, 40대 46.3%, 50대 이상 56.0% 등으로 연령이 많아질수록 고용불안을 느끼는 근로자가 더 많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 직장에서의 근무가능 기간에 대해 10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64.0%에 달했으며 특히 '1년-5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35.4%로 가장 많았다. 반면 '10년-15년 미만'은 8.8%, '15년 이상' 2.6%에 그쳤으며 정년퇴직까지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24.6%로 조사됐다. 20,30대의 경우 '10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각각 91.2%, 76.0% 등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외환위기 이후 전방위적인 구조조정과정을 거치면서 근로자들사이에서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함께 45.0%가 현재 전직을 검토(11.4%)하거나 장기적으로 고려(33.6%)하고있다고 밝혔으며 그 이유로 △비전 미흡(29.8%) △수입 등 현실적인 이익(27.1%) △개인적성 발휘(25.8%) △고용불안 대비(16.9%) 등을 꼽았다. 구조조정 등으로 현 직장을 그만 둘 경우에 대비해 창업정보 수집(16.0%), 각종자격증 준비(13.1%), 어학능력 향상(11.2%)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51.0%로 집계됐다. 한편 이런 고용불안 의식을 반영, 전체 응답자의 51.2%가 자녀의 희망 직업으로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공무원(23.8%), 교직원(10.4%), 개인사업가(7.6%)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체 임직원을 꼽은 근로자는 1.6%에 불과했다. 자녀의 직업선택 기준으로는 '적성과 소질'(54.8%), '발전 가능성'(24.4%), 고용 안정성(12.0%) 등을 들었으며 임금을 꼽은 근로자는 4.2%에 불과했다. 대한상의 경영조사팀 손세원 팀장은 "고용불안으로 유능한 인재들이 전문직으로 몰리는 것은 효율적인 인적자원 활용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인재가 몰릴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