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라운드·첫 홀·첫 티샷 홀인원'의 진기록을 낸 장철수씨(41·가가호호치킨 체인사업본부 이사)는 지난해 12월말 골프에 입문한 초보 중의 초보다.


그런데도 그는 2003년 대대적인 코스개조를 거쳐 '난코스'로 정평이 나 있는 한일CC 동코스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인코스 출발홀인 10번홀은 특이하게 파3홀이어서 첫티샷 홀인원이 가능했다.


이 홀은 파3홀로는 국내코스 중 최장인 2백49야드(챔피언티 기준)로 지금까지 홀인원이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골프장측에서는 그동안 핸디캡1인 이 홀에서 워낙 홀인원이 나오지 않자,3백만원 상당의 '슈페리어' 의류상품권까지 내걸었을 정도다.


장씨는 이날 레귤러티인 2백10야드 지점에서 티샷을 했다.


키 1m92cm에 몸무게 94㎏의 건장한 체구인 장씨는 스노보드 농구 야구 볼링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


아직 스윙이 안정되지는 않았지만 드라이버샷이 잘 맞으면 2백80야드 이상 날아간다.


이번 홀인원을 할 때 사용한 5번아이언도 2백야드 이상 거리가 난다.


사용한 클럽은 '투어스테이지',볼은 '타이틀리스트 프로V1'이었다.


장씨는 홀인원 이후 그날 준비해간 볼 10개를 모두 잃어버린 끝에 1백17타를 쳤다.


장씨는 "당시 그린에 있던 앞조 여성골퍼 4명이 손을 흔들며 환호하기에 골프장에서는 원래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지요"라며 "솔직히 저는 덤덤했는데 동반자들이 더 놀라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동반자는 남성대 연습장에서 만난 엄태근(50) 이나은(46) 김정이(45)씨.이나은씨는 "장씨에게 힘만 빼고 치라고 했는데 잘 맞아 볼이 그린을 향해 똑바로 날아갔어요.


앞조 골퍼들이 환호하기에 '온그린' 정도 된 줄 알았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장씨는 "평일이라 회사 몰래 라운드를 나갔는데 홀인원하는 바람에 들통이 났다"면서 "그러나 진기한 기록이라며 모두들 축하해 줬다"고 털어놨다.


골퍼들이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2천6백분의 1로 추정된다.


처음 골프장에 가서 처음 친 샷이 홀인원된 경우는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존 에이거라는 아마추어가 이 진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