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사회에 대한 여러가지 말들은 많은데..물론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더 달라져야 합니다."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기자와 만나 "특히 일부 관료들이 공명심에서 (기업과 관련된) 사실을 실제보다 과장해서 발표하는 일을 앞으로 사라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구체적인 예를 들지는 않았지만 "처음엔 크게 잘못된 것처럼 비춰지는 일도 시간이 지나고 재판을 받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 국민들만 혼란스럽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을 요로를 통해 정부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7년째 무역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요즘 가는 곳마다 복합 무역을 통한 한류 확산을 부르짖는다. "상품만으로 수출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젠 상품뿐만 아니라 물류 관광 문화 콘텐츠 의료 등을 포함한 서비스와 생산 수단까지 무역의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는 "높은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복합무역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면서 "협회는 무역업계의 구심점이 돼 올해 수출 3천억달러 달성과 한류 확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장흥순 벤처기업협회 회장,류진 풍산 회장,박병엽 팬택 부회장,유상부 포스코 고문 등 9명을 부회장으로 영입,회장단을 19명으로 확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통 수출산업과 수출 기여도가 최근 급상승한 정보기술(IT)부문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회장단을 구성,향후 '한류바람'을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자리 늘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회장은 "새로 영입된 분들은 각 분야에서 전면에 나서 활동하기로 했다"며 "무역투자 사절단,주요 교역국과의 민간통상협력,해외 저명인사 및 바이어 유치 등에서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올해 무역협회의 핵심 사업도 복합무역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아직까지 취약하다고 보고 서비스 산업 수출 확대를 위한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김 회장은 "(워싱턴에 별도의 건물을 매입해) 한국을 알리는 '비즈니스 & 컬처 센터'를 설치할 것"이라며 "하반기엔 동남아 1∼2개국을 선정해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한국홍보 동남아 로드쇼'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문화 홍보를 위해 무역센터 내에 '난타 전용극장'을 짓고 코엑스 내 극장을 임대해 애니메이션 전용 상영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개최되는 '국제 바이오·메디 콘퍼런스'는 김 회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행사.그는 "황우석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을 초청해 대대적인 국제회의를 열 것"이라며 "한국이 의료기술과 생명공학 분야에서 아시아의 센터가 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독도문제와 관련,김 회장은 일본 우익 정치인들과 일반 시민을 구분해 대응하는 냉정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우익의 행태는 비판하되 너무 흥분하지 말고 냉정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는 우리 땅인 만큼 일본인들의 골프장 출입을 막는 것과 같은 감정적인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