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11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 등을 놓고 벌인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대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경영권이 한층 공고해지는 한편 SK그룹내 기업지배구조 개선안 등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반면 국내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공세를 펼쳐온 소버린자산운용의입지가 크게 약화되는 것은 물론 최근 1조원 가량 지분을 매입한 ㈜LG와 LG전자의경영권 참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SK㈜는 이번 제43차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 등을 놓고 반대 입장인 소버린자산운용측과 표대결을 벌여 20% 이상 앞서는 압승을 거뒀다. 전체 의결권있는 발행주식 1억2천717만주 가운데 92.1%인 1억1천717만주(주주 5천885명)가 참석한 주총에서는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 1억1천597만주가 투표,찬성 60.63%(7천31만8천주), 반대 38.17%(4천426만1천주)로 통과시켰다. SK㈜는 김준호 윤리경영실장(부사장)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찬성 68.66%,반대 29.85%의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주총에서는 이밖에 SK㈜의 재무제표 승인안과 이사 보수한도(70억원) 승인안을무투표로 통과시켰다. 이들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참석 주주의 과반수 이상과 총 발행주식의 4분1이상 찬성 요건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소버린의 데이비드 매플백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대한 표결에 앞서 "이사회가 유죄판결을 받은 최 회장을 이사 후보로 다시 추천한 것은 주주를 경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를 권유했지만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 소버린측은 또 그동안 국내 일간지에 시리즈 전면광고를 게재하고 외국인 주주및 국내 소액주주와 접촉하는 등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지만 국내 소액주주는 물론자신의 지분 14.96%를 제외한 나머지 40% 정도의 외국인 지분 가운데 상당수를 SK㈜측에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SK㈜는 주총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작년과는 달리 외국인 주주 비율이 50%를넘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대다수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안건이 통과됐다"며 "이는 지금까지 최 회장을 중심으로 SK㈜가 추진해온 기업지배구조 개선의성과를 주주들이 높게 평가하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라는 신뢰의 결과"라고 밝혔다. SK㈜는 또 "SK㈜는 앞으로도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그리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버린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며 "법원에 낸 임시주총 소집요청 항고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혀 SK㈜-소버린간의 경영권 다툼이재연될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기자 aupf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