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의 전격 사퇴로 제1야당 차기 원내사령탑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누가 차기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행정도시 특별법 국회 통과를 둘러싼 당내분사태의 수습과 당 혁신작업 추진, 여야관계 정립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후임 원내대표 선출은 일단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비롯한 주류측과 행정도시건설 반대파 의원들의 대결구도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원내 총사령탑 자리라는 점에서 박 대표측이나 반대파 진영이나 모두 양보없는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각에서는 행정도시 건설을 둘러싼 `친박(親朴)-반박(反朴)' 구도는 개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구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속 의원들이 당을 확실히 바꾸는 쪽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기존 틀내에서 변화를 모색할 것이냐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가 유력해 보이는 후보군으로는 5선의 강재섭(姜在涉) 의원을 비롯해 3선그룹의 맹형규(孟亨奎) 김문수(金文洙) 권철현(權哲賢) 권오을(權五乙)안택수(安澤秀)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재섭 맹형규 권오을 안택수 의원 등은 당내에서 친박세력으로, 권철현 김문수의원은 반박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개인별로는 차기당권이나 대권도전, 광역단체장 출마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재섭 의원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5선이나 되는 의원이 먼저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기도 그렇고 지금은 어떤 사람들이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면서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고, 행정도시 반대농성을 주도해온 김문수 의원은 "원내대표를 선출하는데 참여할 계획"이라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맹형규 권오을 권철현 의원은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혼란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다" "아직 준비를 못한 상황이다" "깊이 검토해 보겠다" 등의 반응을 각각 나타내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안택수(安澤秀) 의원도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당헌.당규에는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후임을 선출하도록 돼 있어 내주초부터는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싼 후보군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당 내분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선출문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원희룡(元喜龍) 최고위원은 비상대책회의에서 "절차적 봉합만으로는 당 내분사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없다"면서 "혼란상황을 지도부가 수습하고 당 혁신을 어떻게 이뤄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후임 원내대표 선출 문제도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