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페르난도 엔히키 카르도조 전 대통령 정부의 비리를 밝힐 의사가 있다고 언급, 전ㆍ현직 대통령 간에 법정소송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언론의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카를로스 레사 브라질 사회개발은행(BNDES) 전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엔히키 전 대통령의 체면을 생각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지만 때가 되면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엔히키 정부 시절일어났던 모든 비리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정권 출범 초기에 한 고위관료가 전임 정부의 부패 규모가 너무커 일부 공공기관은 이미 기능이 마비된 상태며, 많은 부문에 걸쳐 자행된 '비정상적인' 사유화 때문에 어떤 공공시설은 빈털터리가 돼버렸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레사 전 총재는 과거의 잘못된 거래 관행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 전임정부의 비리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엔히키 전 대통령이 소속된 최대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은 룰라 대통령을 명예훼손과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고소하겠다고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PSDB 고위관계자는 "룰라 대통령은 위법 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발언을 해 스스로 신중치 못하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전임 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비밀사항 누설은 브라질 형법을 위반한 것으로 충분히 소송 대상이 된다"고 말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 한 신문은 룰라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최근 들어 발언권을 높여가고 있는 엔히키 전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