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차세대성장동력 산업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TV가 가격과 품질수준 등을 종합한 산업경쟁력에서 오는 2010년 중국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주력 수출품목인 MP3 플레이어는 산업경쟁력이 이미 중국에 6개월 뒤져 있으며,2010년에는 격차가 2년까지 더 벌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재단은 21일 디지털가전 철강 금형 건설·기계 자동차부품 남성의류 등 6개 업종 19개 품목을 대상으로 '중국의 기술·산업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디지털가전의 경우 기술경쟁력에서 MP3플레이어는 2년,디지털TV와 DVD플레이어는 1.5년씩 중국에 앞서 있지만 오는 2010년에는 격차가 0∼1년으로 줄어 기술력이 거의 동등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첨단산업서도 중국위협 현실화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가전 업종 제품들은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에 비해 아직 1.5∼2년 앞서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술 격차 수준은 철강의 1∼4.5년,금형의 3∼5년,건설·기계의 5.5∼17.5년에 비해 월등히 낮은 것이다. 특히 전통 집약산업인 남성의류 부문의 기술격차인 2.5∼4년과 비교해서도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아 한국이 기존 전통 산업보다는 첨단 산업분야에서 중국의 급속한 추격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기술수준뿐만이 아니다. 기술력을 등에 업은 중국이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전체적인 산업경쟁력에서 향후 5년 안에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디지털TV의 가격경쟁력은 이미 중국에 비해 1년 뒤져있는 상태이고,MP3 플레이어의 가격 경쟁력은 중국이 한국을 3년 이상 따돌리고 있다. 또 범용 멀티미디어 제품으로 자리잡은 DVD플레이어에서도 중국이 한국 제품과의 가격경쟁력 격차를 3.5년 벌려놓은 상태다. ◆일본 달아나고,중국에 추월당하고 산자부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첨단 제품의 모방설계에 치중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첨단기술 개발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제품 응용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게 경계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산업구조를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동차 조선 등 고부가 제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만큼 R&D투자 확대 등 종합적인 산업경쟁력 강화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중구 산업기술재단 센터장은 "기술 뛰어넘기(leap-frogging)라는 중국의 기술 육성 전략으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며 "NT(나노기술) BT(바이오기술) 등 차별화된 첨단 기술 육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