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가 정부 부처로는 처음으로 복수 차관제를 도입한 지 2일로 1백일을 맞았다. 이날 오전 최석식 과학기술부 차관은 임상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집무실에 들렀다. 국회 보고 내용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두 차관은 머리를 맞대고 국회에서 보고할 안건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지난 1백일 동안 두 차관은 하루에도 몇차례씩 현안을 협의하고 조정했다. 오명 부총리는 조찬 모임에 참석하고,본부장은 지역 간담회에 들르고,차관은 세미나에 얼굴을 내비치는 등 하루 일정을 분담하기도 했다. 과학기술부 장관의 부총리 승격으로 복수 차관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업무 문제로는 별다른 충돌이 없었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신설 조직을 맡고,차관이 나머지 기존 조직을 맡는 것으로 교통 정리가 됐기 때문이다. 임 본부장은 지난 1백일 동안 혁신본부를 조직하고 인력을 확보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신설된 조직을 하루 빨리 안정시키기 위해 저녁 약속 후에도 반드시 사무실에 들렀다가 퇴근을 했다. 과학기술과 산업 관련 부처의 연구개발 예산을 총괄하는 업무로 인해 대외 역할 또한 만만치 않았다. 최 차관은 과학기술 기초연구 및 기반 마련,원자력 정책 등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았다. 기존 조직에 그대로 남게 된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애를 썼다. 국회 등 대외적인 업무에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물론 일부 업무의 이관 문제 등으로 얼굴을 붉힌 적도 있었다. 업무보고 순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복수 차관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게 내부의 대체적인 평가다. 역할분담을 통해 서로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체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차관은 "업무 분담으로 일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늘어났다"며 "복수차관제의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