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제작된 온라인 게임의 특징은 게임 속에서 세계적인 문화유적지를 재현해 놓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용에 머물지 않고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면서 유명한 문화유적지가 배경화면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해외 유저들에게도 잘 알려진 유적지나 관광지를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음으로써 외국유저들이 친근감과 신비감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해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3'의 '잃어버린 도시'는 캄보디아의 유적지 앙코르와트 사원을 재현해 놓았다.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하는 앙코르와트 사원은 동·서양의 판타지를 조화한 '미르의 전설3'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어울려 게임의 즐거움을 한층 높여준다. 네오위즈의 게임 전문 사이트 피망(www.pmang.com)이 서비스하는 '스페셜포스'는 보르네오 섬의 키나발루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게임이 벌어지는 공간이 가로 1백80m,세로 1백20m에 이를 정도로 크다. CCR의 '포트리스2 블루'에 가면 이집트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주제로 한 스핑크스 맵이 있기 때문이다. 맵은 게임의 전체적인 배경이 되는 까닭에 이국적인 풍경을 통해 게임하는 동안 여행의 기쁨을 느껴 볼 수 있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것이 세계적인 문화 유산인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라면 기쁨은 배가 된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듣는 이집트풍의 배경음악은 보너스로 즐길 수 있다. 프리스톤이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리스톤테일'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유적지 아폴론 신전을 만나볼 수 있다. 프리스톤테일의 게임구성 중 사막과 금단의 땅,고대인의 전장 등은 모두 아폴론 신전을 본따 구성됐다. 쓰러져 있는 기둥,신전 내부,부서진 신상의 잔해들이 아폴론 신전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며 사막 지형의 쓸쓸함과 부서진 신전의 모습은 고대 유적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수려한 성의 외관과 기능적인 성벽의 조화가 뛰어난 '블레스캐슬'은 이달 말까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영국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의 리즈성과 우리나라의 수원성을 본따 디자인됐다. 외성벽에 설치된 옹성은 성문으로 접근하는 진입로를 막아 직선통로를 차단하는 전략적인 디자인이다. 한빛소프트가 개발해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탄트라'에서는 '북두성군릉'이 등장한다. '북두성군릉'은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진시황릉 소개 문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신비스런 베일에 덮혀있는 진시황릉의 전설에 개발자의 상상과 습작을 더해 게임 속에 구현해 냈다. 고대 진시황제의 능을 묘사한 문구가 생각나게 하는 북두성군릉의 구조는 플레이어가 최초로 입장하게 되는 외곽에 위치한 외실과 지하 황실 정원,그리고 정원 중심 사방을 지하수로로 방어한 외성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궁 내부에는 도처에 암기와 살수들이 위치했다. 플레이어가 접근하면 석상들이 생명을 얻어 공격을 감행하며 미로 형태의 방들로 한번 들어오면 빠져나가기 어렵다. 한빛소프트의 이용식 개발실장은 "최근 한국 온라인게임이 중국 태국 대만 등 아시아 각국으로 수출되면서 각국의 유저들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세계적 문화 유산을 게임 속에 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사이버 공간인 게임 속에서 전세계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또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