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약 6조2천억원이나 줄면서 역대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년간 기업들이 대출이나 주식 또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조달한 자금 규모는 전년의 21.9% 수준에 불과해 투자 부진 추세를 반영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35조6천292억원으로 한달만에 6조1천760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한은이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99년 1월이후 최대의 감소폭으로 종전에는 2003년 12월의 4조4천328억원이 월간 최대 감소액이었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8월 6천382억원이 감소한 뒤 추석을 앞둔 자금 지원책이 쏟아지면서 9월 3천347억원, 10월 1조4천408억원이 증가했으나 11월에는 9천661억원이 줄어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이 대폭 감소한 것은 기본적으로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해 보수적인 대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부채비율 축소 등 기업들의 연말 특수요인으로 자발적인 부채 상환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2월중 대기업에 대한 대출 역시 2조498억원이 줄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로써 작년말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260조3천700억원으로 2003년말보다 3조8천100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은 1년간 6조8천992억원이 늘었으나 대기업은 3조892억원이 줄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상호저축은행의 기업 대출, 회사채 순발행, 기업어음(CP), 주식발행 등 직.간접 시장에서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 규모는 6조9천억원 규모로 2003년( 31조4천억원)의 21.9%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의 작년말 가계대출 잔액은 275조3천598억원으로 전월말보다 9천732억원이늘었고 전년말에 비해서는 22조5천98억원이 각각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택자금 대출액 포함)은 작년말 169조5천411억원으로 16조2천711억원이 늘어나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은 아파트중도금대출 등으로 증가폭이 커졌고 마이너스 통장대출 등은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는 추세였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은행들의 대출이 가계 위주로 늘어난 것은 우량 기업은 자금 수요가 많지 않고 높은 연체율을 보이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에 대해서는 자금을 회수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위험도가 낮은 쪽에 자금운용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연말 재정자금 집행과 외화예금의 원화환전 자금 유입, 고금리 예금 특판상품 판매 등에 힘입어 은행 수신은 늘었고 기업들의 연말 부채 상환자금 인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는 줄면서 투신사의 수신은 감소했다. 작년말 은행계정의 수신액은 574조954억원으로 한달전보다 1조8천966억원이 증가했고 투신사 수신액은 1조111억원이 감소한 179조2천19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03년말에 비해서는 은행계정의 수신액은 6천323억원이 줄었고 투신사수신액은 MMF가 16조6천656억원 늘어나는 등 44조1천179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또 작년말 은행의 신탁계정은 45조1천540억원으로 1년전보다 9조5천483억원이줄었고 종금사의 수신액은 8조2천523억원으로 2천347억원이 늘었으며 우체국 예금도36조7천750억원으로 2조7천797억원이 증가했다. 이밖에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8조1천309억원 1조4천128억원이 줄었고 주식형뮤추얼펀드는 4조6천918억원으로 2조1천119억원이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