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의 인수자로 영국계 스탠다드챠타드(SCB)은행이 조만간 확정,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SCB의 한 관계자도 이날 "대비하고 있다"고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세계 1위의 미국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해 작년 11월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킨데 이어 글로벌 플레이어의 국내 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금융권의 지각변동이가속될 전망이다. ◆제일은행 매각 1.4분기중 완료 스탠다드챠타드가 당초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HSBC(홍콩상하이은행)를 우여곡절끝에 따돌리고 뉴브리지캐피탈과 막판협상을 진행, 이미 대체적인 매각조건에 합의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HSBC는 지난 12월 24일 주당 1만3천500원 안팎의 인수가를 최종 제시한뒤 협상에 진전이 없자 국내에 파견했던 협상 실무팀을 이미 영국으로 철수시켰다고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유력한 인수후보가 HSBC에서 SCB로 바뀐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매각가격이었던것으로 보인다. HSBC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제일은행 발행주식의 총 매각가는 예금보험공사보유지분 등까지 포함해 약 2조7천800억원에 그치게 되지만 SCB는 1만7천원에 근접한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결국 SCB에 제일은행을 매각하게 되면 총 매각가는 당초 뉴브리지가 내심 생각했던 수준인 3조5천억원선을 맞추게 되며 제일은행의 지분을 5천억원에 샀던 뉴브리지는 5년만에 1조2천억원가량의 매각차액을 얻게 된다. 세부조건을 둘러싼 뉴브리지와 SCB의 협상이 틀어지지만 않는다면 제일은행의최종 매각까지 1.4분기중 완료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있다. ◆예고된 금융권 지각변동 제일은행의 인수자가 씨티은행에 이은 세계 2위권 은행인 HSBC가 아니라 SCB로결론나더라도 금융권의 지각변동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SCB의 자산은 1천200억달러로 작년 9월말 현재 국내 2위권인 우리은행(122조원) 수준이며 HSBC에는 훨씬 못 미치는 규모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의 장점이 해외에서 국내 시중은행보다 저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처럼 SCB도 자금조달 등 유리한 조건에서 국내영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일은행의 자산이 SCB의 37% 수준인 47조원인 점을 비춰볼 때 SCB는 앞으로 한국을 주요시장으로 보고 공격적인 영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제일은행 인수에 실패한 HSBC도 오는 11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결국 은행권의 경쟁구도는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기존의 4강들과 세계 금융시장을 무대로 영업해온 글로벌 플레이어들과의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