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둘다 결승도 같이 가고 우승도 해야죠." 핸드볼 골키퍼 부부 오영란(33.효명건설)과 강일구(29.코로사)가 첫 동반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이들은 7일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4-2005 핸드볼큰잔치에서 나란히 소속팀의 2연승을 이끌며 4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다. 아테네올림픽에서 여자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뛰며 감동의 은메달을 따낸 오영란과 국내파 남자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강일구는 지난 2002년 봄 결혼에 골인한연상.연하 부부. 이들은 2002-2003 핸드볼큰잔치에서 나란히 맹활약하며 당시 소속팀 광주시청(오영란)과 코로사를 결승에 올려놓았으나 아쉽게도 아내 오영란만 정상에 올라 희비가 엇갈렸었다. 또 지난 대회에서는 부부가 모두 뜻밖의 사고로 함께 불참하는 바람에 또다시동반 우승의 꿈을 뒤로 미뤄야 했다. 오영란은 소속팀 광주시청의 해체로, 강일구는 허리 디스크 수술로 경기에 뛸수 없었던 것. 강일구는 "재작년까지는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고 작년에는 제가 다쳐 예선에서 탈락했다. 이번에는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했고, 종근당과 광주시청 시절 우승 경력이 있는 오영란도 "동료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정신력으로 극복해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다. 아테네올림픽에 오영란만 출전하느라 한동안 떨어져 지냈던 이들 부부는 올림픽이후에도 코리안리그와 전국체전, 핸드볼큰잔치까지 대회 일정이 끊이지 않아 서로함께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유일한 불평거리. 강일구는 "2주일에 1번 볼까말까할 정도다. 경기장에서 잠깐씩 보는 게 훨씬 더많다"면서 "전화를 자주하면서 서로 열심히 하자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차대회 들어서는 코로사의 경기와 효명건설의 경기가 연속으로 편성돼 서로의 플레이를 지켜보기 더욱 힘들어졌지만 강일구는 "내가 보면 떨려서 더 못한다고 보지 말라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과연 이들이 2년 전 못 이룬 동반 우승을 실현해 주말부부의 안타까움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안동=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