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야당 대선 후보인 빅토르 유시첸코의 심한 얼굴 변형은 독성화합물인 다이옥신에 의한 약물중독에서 비롯됐다고 오스트리아 의료진이 11일 밝혔다. 이같은 진단 결과는 유시첸코측이 주장해온 `독살 음모설'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것으로 2주 앞으로 다가온 결선 재투표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 빈의 루돌프피너하우스 병원 미카엘 짐퍼 박사는 "유시첸코가 다이옥신에 의한 약물 중독으로 얼굴에 심한 변형을 보인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제3자에 의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짐퍼 박사는 유시첸코의 증세가 독성 화합물인 다이옥신에 의한 중독이라는 점은 "지난 24시간 동안 그의 피부 변화와 혈액 샘플 및 역학조사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유시첸코는 전날 부인과 함께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병원에 도착했으며 병원측은 유시첸코의 혈액과 각 장기의 생체조직을 채취, 각 신체기관의 기능과 변형 가능성 등에 대한 정밀 검사 및 혈액분석 작업을 실시했다. 다이옥신은 음식이나 먼지에서도 발견되는 독성 물질로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에 과다하게 노출되거나 섭취할 경우 피부질환과 간 및 신경계통의 손상을 일으켜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과거 미국이 월남전 당시 사용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유시첸코는 대선 유세가 막 시작된 지난 9월초 얼굴 피부가 갑자기 얽고 초록색빛을 띠는 창백한 모습으로 변형되자 루돌프피너하우스 병원에서 1차 검진을 받았으며 이후 유시첸코측은 여당의 독살 기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현재 유시첸코의 건강은 좋은 편이며 간 수치도 정상을 되찾고 있으나 얼굴 변형 상태는 몇달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상대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와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대선전 유시첸코의 얼굴 변형이 간에 악영향을 주는 바이러스에 의한 열병에서 비롯됐다고 결론지었던 우크라이나 검사들은 오스트리아 의료진의 진단결과를 토대로 독살 기도설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와관련 미국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진단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야누코비치 총리를 지지해온 러시아는 "다이옥신은 즉각 효력을 발휘하는독극물이 아니라 수십년이 지나야 독성이 나타난다. 하루 한알로는 독살이 불가능하다"며 검진 결과에 의문을 나타냈다. (빈 AFPㆍA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