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인치냐, 40인치냐' LG필립스LCD가 올 하반기 6세대 라인 가동에 본격 돌입한데 이어 삼성전자도 내년 1분기 7세대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세계 LCD 1,2위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포스트 32인치' LCD 시장의 표준화 경쟁을 둘러싸고 격돌할 전망이다. 삼성-소니와 LG-샤프 진영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며 2006년 LG필립스LG의 7세대 라인 가동을 기해 향후 40인치 이상의 `초대형' LCD 표준화경쟁도 본격 점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6세대 진영, "37인치가 대세" = 29일 업계에 따르면 30인치급 이상의 LCD 시장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6세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7세대로넘어가면서 타업체들의 6세대 `37인치'와 삼성전자 7세대 라인의 `40인치'가 26인치,32인치에 이은 `포스트 32인치' 시장의 주력군을 놓고 표준화 쟁탈전을 벌이게 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6세대 라인 가동으로 37인치급을 대량 생산키로 함에 따라 참여 업체수로만 보면 `37인치 진영'이 압도적 우세인 양상이다. 일본 샤프가 올 처음으로 6세대 라인을 가동, 37인치 양산에 들어갔고 LG필립스LCD도 지난달 경북 구미의 6세대 LCD 생산라인 준공식을 가졌다. LG필립스LCD의 구미 공장에서 생산되는 LCD 유리기판 크기는 1천500㎜×1천850㎜로 기판 한 장에서 37인치는 6매, 32인치 8매를 생산할 수 있다. LG필립스LCD는 6세대의 32,37인치와 2006년 가동되는 파주 7세대 라인의 42인치를 전략 제품으로 육성키로 했다. 여기에 AU옵트로닉스, 청화픽처튜브(CPT) 등 대만업체는 내년부터, 히타치.마쓰시타.도시바 등 일본 LCD업체 3사의 합작법인인 `PS 알파 테크놀로지'는 2006년께각각 6세대 라인 가동에 가세한다. LG필립스LCD 등 37인치 진영은 37인치로 LCD TV의 표준화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며 대다수 업체가 37인치를 생산한다는 점만 보더라도 TV세트 업체들이 37인치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40인치를 생산하는 곳이 삼성-소니 합작의 `S-LCD' 밖에 없어 세트 업체 입장에서 패널 조달상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점도 들고 있다. ◆7세대 삼성-소니, "40인치 승리 확신" = 그러나 삼성전자는 `40인치야 말로 40인치 이상 대형 LCD 표준 제품의 첫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40인치 LCD의 원가경쟁력이 오히려 37인치를 앞서기 때문에 크기도 크면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40인치 쪽으로 자연스레 주요 시장이 형성, 32인치 표준화를 선도한데 이어 40인치급도 표준화의 `주역'으로 자리매김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5세대 라인에서 40인치를 일부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일본 소니사와의 합작사인 `S-LCD'를 통해 7세대(1천870㎜×2천200㎜) LCD 패널을매달 6만매씩 양산할 예정이다. 7세대 유리기판의 생산성은 5세대보다 약 3배, 6세대보다 약 2배 높아 32인치 12매, 40인치 8매, 46인치 6매를 생산할 수 있다. 6세대 진영과 비교하면 기판 하나에서 6매가 나오는 37인치보다 7세대 40인치의생산효율성이 높은데다 7세대 라인 가동으로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본 전문지인 `니케이 마이크로디바이스' 11월호는 삼성전자 7세대 라인의 40인치 LCD 패널의 예상 제조원가(8만6천엔)가 이미 가동에 들어간 샤프 6세대라인의 37인치 LCD 패널의 내년 예상 원가(8만9천엔)보다 낮아 원가 경쟁력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캐논의 노광장비 리콜로 일각에서는 7세대 라인 조기 가동에 차질이 빚을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삼성측은 이에 대해 "내년 1분기내 양산일정에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삼성-LG, LCD 표준화 경쟁 `한판승부' = 삼성전자나 LG필립스LCD 모두 `포스트 32인치'의 주도를 장담하고 있어 자존심을 내 건 양 진영간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거리다. 올 2분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LCD 가격의 하락세 및 향후 가격 추이도 표준화경쟁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LC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22%, LG필립스LCD 21% 가량으로 박빙의선두다툼을 벌이고 있고 샤프가 그 뒤를 바짝 쫓는데 이어 AUO, CMO, CPT 등 대만 3사가 나란히 4-6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더해 이미 판매에 들어간 샤프의 45인치 제품에 대해 삼성전자가 46인치로맞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2-37-42' 등 `플러스 5인치' 전략을 구사해 온 LG필립스LCD의 `포스트 42인치' 규격 결정이 남아 있어 40인치 이상의 초대형 LCD 시장내 표준화 규격 경쟁 전개과정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초대형 LCD 부문 규격에서도 LG필립스LCD가 삼성-소니 연합에 대항,LG와 공조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LCD 업체들이 표준화 경쟁에 주력하는 것은 자신들이 채택한 규격이 시장에서얼마나 세(勢)를 불려가는냐에 따라 세트업체들에 얼마나 많은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5세대에서도 표준규격을 놓고 `1천100㎜ X 1천300㎜'와 '1천㎜ X 1천200㎜'로 갈려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으나 승패없이 양자구도로 갈린채 6,7세대로 승부를 넘기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의 LCD 경쟁은 결국 표준규격 싸움이 관건"이라며 "LCD가격 하락세도 향후 표준화 경쟁구도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