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회장과 박용성 회장은 대담이 끝난 뒤 차를 마시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카메라광인 박용성 회장은 특히 교세라의 카메라 사업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도쿄에 가면 카메라 가게,컴퓨터 가게,책방에는 꼭 가보는데 요즘 카메라 가게에 가면 교세라 제품을 쉽게 찾아 볼 수 없다"며 "교세라가 카메라 사업을 줄이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나모리 회장은 "카메라 사업은 계속 하고 있다"며 "다만 교세라 제품은 공업용 카메라 시장에서는 매우 유명하지만 전체 카메라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4%밖에 되지 않아 일반인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나모리 회장은 "박 회장께서는 어떤 사업을 하느냐"고 물었고 박 회장은 "과거에는 식품 사업을 주로 했는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사업 구조를 완전히 바꿨고 지금은 두산중공업을 경영하고 있다"며 회사 명함을 건넸다. 이나모리 회장은 "늦은 시간(오후 6시)에 방문했는데도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다"며 교세라의 세라믹으로 만든 식칼을 박 회장에게 선물했다. 그는 "세라믹 칼은 굉장히 잘 들고 오래 사용해도 녹이 슬지 않는다"며 "원하시면 여기서 실험해 보일 수도 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부인(고 우장춘 박사의 넷째 딸)께서 좋은 제품으로 골라주셨을 것으로 믿는다"며 흡족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