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가치가 현재보다 40%가량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1970년대 초 미 달러의 금태환 중단조치 이후 세계를 휩쓸었던 경제쇼크가 30여년만에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의 말을 인용,미국 정부의 약(弱)달러 용인 정책이 지속되면 달러가치가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막대한 경상적자를 보전해온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화 자산 매입이 줄어들면 달러값은 40%까지 추가로 절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 각국 경제에 치명타를 입히게 되고,인플레와 금리인상 압력으로 미국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세계 각국이 자국의 통화가치 절하경쟁을 벌여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초래할 것이란 얘기다.


NYT는 특히 닉슨행정부 시절인 지난 1973년 달러화가 대폭 평가절하된 이후 미국이 수년간 겪었던 '고(高)물가 고이자율 고실업률' 현상이 30여년만에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에서 "미국 정부의 적절한 통화정책이 없으면 달러가치는 40% 이상 하락할 수 있다"며 "미국경제 전체가 전례없는 파산사태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최근 사설에서 "2기 부시 행정부가 경상적자 축소를 위해 약달러를 용인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달러가치가 크게 떨어질 경우 미국 금융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젠은 "최근 몇년간 달러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졌지만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는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 원화는 아직도 5%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7∼98년과는 정반대로 아시아 통화가 급격한 절상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