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비리'의 여파로 선수 기근에 시달리는 프로야구에 올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4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신규로 획득했거나 자격보유중인 선수 17명의 명단을 6일 8개 구단에 공시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박진만과 심정수(이상 현대),임창용, 김한수, 신동주(이상 삼성), 심재학(기아), 조원우(SK), 김재현(LG), 김태균(롯데) 등 9명이며 김동수(현대), 허준(기아), 이종열, 성영재(이상 LG), 송진우,오봉옥(이상 한화), 염종석(롯데) 등 7명은 자격을 유지중인 선수들이다. 또 이강철(기아)은 2000년 FA 계약 이후 4년만에 다시 FA 자격을 취득했다. 올 FA 자격공시 선수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의 간판타자인 심정수와 주전 유격수 박진만이다. 심정수는 올 정규리그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언제든지 한 시즌 40홈런과 100타점이상을 기록할 능력을 지니고 있고 중심타선이 허약한 구단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박진만은 공격력이 다소 처지지만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발군의 수비력을 자랑해 몸값이 치솟고 있다. 투수 중 최대어인 임창용은 해외진출과 국내 잔류를 놓고 고민 중이지만 시즌막판 구위가 확연하게 떨어져 스타일을 구긴 상태다. `병역 파동'의 후유증으로 내년 시즌 8개 구단의 선수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김한수와 심재학, 조원우 등도 여러 구단과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리즈 종료 5일 뒤에 공시된 FA 자격선수들은 9일까지 KBO에 FA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하루 뒤인 10일 FA 승인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FA 승인선수로 공시되면 20일까지는 원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을 벌여야 하며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12월31일까지 나머지 7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또 내년 1월1일부터 31일까지는 원 소속구단을 포함해 8개구단 전부와 계약할수 있다. 타구단으로부터 FA선수를 획득한 구단은 전년도 연봉의 450%, 또는 18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선수 1명과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올 시즌 연봉 6억원을 받은 심정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선수의 몸값과는 별도로 원 소속구단인 현대에게 최대 27억원의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