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사상 최대의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분석에 따라 제3의 후보로 출마한 랠프 네이더의득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표를 잠식,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 당선의 1등 공신이라는 평을 들었던 네이더가 이번 선거에서도 최대 변수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조그비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이더의 지지율은 1.2%로 지난 2000년선거 때의 2.7%를 크게 밑돌며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간 승패를 가를 접전지역에서는 그가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게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 정치분석가는 "네이더의 지지율 1.2%는 작지만 굉장한 것"이라면서 "특히 플로리다주 등 접전지역에서는 두 후보간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더 후보의 성향상 그의 득표는 케리 후보의 표를 앗아가는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단체들이 20여개 주에서 네이더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올리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2000년 대선 당시 43개주 투표용지에 이름을 등재했던 네이더는 법적 논란 끝에올해는 34개주와 수도 워싱턴시(市)에서만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민주당은 접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에서 네이더 후보가 투표용지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데 성공했지만, 플로리다, 아이오와, 미네소타, 네바다,뉴 햄프셔, 뉴 멕시코, 위스콘신 등에서 큰 변수가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 주는 여론조사 기관 마다 다소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적게는 1∼2%의 눈터지는 계가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곳으로 결국 네이더의 득표가 `반집승부'의 승자를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플로리다의 경우 부시(47%), 케리 후보(48%)의 지지도 격차가 1% 밖에되지 않고, 뉴멕시코의 경우 두 후보 지지도가 모두 49%로 동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네이더가 `킹 메이커'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