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태국 남부 이슬람 지역에서 일어난무슬림(이슬람 신자)시위대와 정부 진압 병력간 유혈 충돌 참사의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슬림 지도자와 정부 보안관계자들은 무슬림 시위대 강경 진압 과정에서 8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함으로써 남부 지역이 추후 걷잡을 수 없는 유혈 폭력 사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태국의 주요 인권운동단체들은 이번 유혈 참극으로 탁신 총리 정부가 정통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즉각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의 파장을 우려하는 입장을 서면으로 탁신 총리에게 전달하고 추가 조치 필요성도 검토키로 결정했다고 태국 신문들이 27일 보도했다. 태국 정부 보안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유혈 사태가 `불 난 곳에 기름을 붓는격'이라며 상황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남부 지역에서향후 자살 폭탄 공격사건들이 터질 수도 있으며 그렇게 되면 더 심각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이번 유혈 사태가 일어난 남부 나라티왓주(州) `이슬람위원회'의 압둘라만 압둘소맛 위원장 등 무슬림 지도자들도 보안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압둘라만 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로, 국가 이미지와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슬림들이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해명을 믿기 보다는 시위대원들이 진압 병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살해되거나 고문당했다고 생각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의 솜차이 홈나오 위원장은 정부의 비인간적 강경진압은 나라를 찢어놓았고 수백년간 지속돼온 종족ㆍ종교간 평화공존 노력에 타격을가했다고 주장했다. 인권 변호사인 솜차이는 "탁신 총리 치하에서 태국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지적했다. 탁신 총리는 그러나 시위대가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해산을 거부했기 때문에 진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옹호했다. 탁신 총리는 현장에서 시위대원들로부터M-16과 AK-47 소총 등 많은 무기류가 압수됐으며 시위대원 중 일부는 마약에 중독됐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조성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