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 어머니의 희생성과 그 소행을 나라의 자랑으로 여기는 까닭은 거기에 우리 시대 인간들의 가장 아름다운 정신세계, 가장 숭고한 인간미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13일 북한 노동신문 최근호(9.30)는 '독산기슭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숭고한 희생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했던 한 여성의 실화를 소개했다. 신문이 전한 감동적인 사연의 주인공은 함경남도 정평군 독산리에 사는 30대의 평범한 여성 신혜영씨이다. "성준이가 물에 빠졌어요!" 지난 2월 신씨는 3살배기 아들 오성준군이 저수지에서 썰매를 타고 놀다 물에 빠졌다는 얘기를 듣고 부리나케 달려가 성준이가 허우적대고 있는 얼음물 속으로 몸을 던졌다. 바로 그 때, 신씨는 "옆집 영주, 영심, 정호도 같이 썰매타다 빠졌다"는 동네 아이의 외침을 듣고 아들을 젖혀둔 채 영심이와 영주에게 헤엄쳐 가 웅덩이 밖으로밀어내고 다시 정호까지 구해냈다. 그런 후 마지막으로 신씨가 성준이를 구하려고 손을 뻗었지만 아들은 이미 숨이끊어진 뒤였다. 신씨는 이 순간을 회상하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옆집 영주, 영심이에게 먼저 헤엄쳐 갔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신문은 "사람들이여! 그대가 누구든 자신을 그날의 물웅덩이에 세워보시라. 그러면 신혜영 여성이 평소에 간직했던 인간사랑이 얼마나 자기희생적인 것인지를 십분 느끼게 될 것이다"라며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신씨의 따뜻한 마음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너무 이러지들 마세요. 어찌 성준이만이 내 자식이겠나요"라고 아픈 마음을 애써 감추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