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의 반인륜 범죄혐의 증거를찾고 있는 조사단은 이라크 북부에서 대규모 쿠르드족 학살 현장을 발견, 12일 시신발굴 작업에 들어갔다. 조사단은 이라크 북부 하트라 유적의 마른 강바닥에 설치된 9개의 참호에서 태아와 장난감을 꼭 쥐고 있는 유아를 비롯해 최소 300구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전체시신은 수 천 구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참호 1곳에서는 소형무기로 살해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여성과 아이들 시신만 있었고 또다른 곳에는 자동화기로 사살된 것으로 보이는 남성들의 주검들이 모여 있었다. 조사단은 원래 발굴작업이 끝나기로 예정돼 있던 13일에 앞서 기자단을 불러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조사단은 "각 시신들을 짜맞추고 법의학 보고서를 국제적인 기준에 맞게 작성하는데 시간이 걸려 예상보다 발굴 일정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후세인을 재판하는 이라크 특별법정에서 일하도록 미국 백악관이 지명한 미국인그레그 케호 변호사는 "이곳은 사람들을 처형하는 킬링필드였다는 게 개인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케호 변호사는 "시신발굴 작업을 오래해 왔지만 여성과 아이들이 명확한 이유없이 처형당한 이런 곳은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이곳의 시신들은 지난 1987-88년 사이에 살해된 쿠르드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은 집권 때 아랍인 수 십 만 명을 쿠르드족 지역으로 보내 쿠르드족을 추방했으며 1988년의 한 작전 중에는 화학무기로 쿠르드족 마을을 공격해 여자, 어린이, 영아를 포함해 민간인 약 5천명을 하루에 살해하기도 했다. 국제기구들은 후세인의 통치기간 24년 동안 30만 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라크의 인권부는 이라크 전역에 40여 곳의 대학살 현장이 있다고 확인했다. 후세인은 반인륜범죄혐의로 내년에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일정이나혐의점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하트라 로이터=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