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오전(한국시간 10일 오후) 하노이 주석궁에서 쩐 득 렁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 지난 2001년 합의된 양국간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확대.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대우와 포스코, 코오롱건설 등 6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하노이 신도시 개발'의 사업승인을 앞당겨줄 것을 요청했고,렁 주석은 "바로 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정우성(丁宇聲) 청와대 외교보좌관이전했다. 우리 업체들은 베트남 당국이 구상중인 `하노이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총 207ha를 개발, 4천900세대의 주택을 분양할 계획이나 하노이시의 최종 사업승인,베트남 투자계획부의 투자승인 절차 지연 등으로 공사 착수가 이뤄지지 못했다. 양국 정상의 이같은 합의에 따라 내년초에는 한국 업체들이 사업에 착수할 수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내년초 사업 착수가 이뤄질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렁 주석은 한국기업의 대 베트남 투자확대를 요청하고 양국간 무역불균형 개선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측의 산업연수생 확대, 유무상 지원 확대, 유전및가스전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 렁 주석은 또 SKT, LG전자 등 한국 이동통신업체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는 `에스폰' 사업과 관련, 지금까지 추가 자금조달이 안되는 제한된 투자유치 방식에서 합작투자 방식으로의 전환을 허용해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KT의 베트남 초고속망 건설사업 참여에도 합의했다. 노 대통령은 베트남측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무역불균형 구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했고, 렁 주석은 "잘 알겠다. 그러나 자금 마련을 위해선 우리도 수출이 필요하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또 북핵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이 성공하려면 북한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북한이 결단을 내리기 위해선 개혁.개방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며"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베트남의 개방을 보고 배우고, 또 베트남이 북한을 설득하는등 역할이 있는 것 같다"며 베트남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렁 주석은 "전적으로 공감하며, 노 대통령의 포인트가 맞다"면서 "북한이 말을 잘 들을 지 모르겠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베트남이 IAEA(국제원자력기구) 이사국임을 감안, 우리의 `평화적핵이용 4원칙'을 언급하면서 "지금 북한이 이를 6자회담과 연계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연계될 사항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베트남이 북한과 비교적 가까운 관계인만큼 `한국의 핵물질 실험은 핵무기와는 관계없고 과학자들의 호기심에 의한 실험일뿐'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당국자는 탈북자 문제와 관련, "양 정상간에 언급이 있었지만 개괄적인 얘기였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노 대통령은 베트남전 참전 등 과거사 문제와 관련, "양국은 오랜 역사와 고난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동질성을 갖고 있고, 상호 존경의 감정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 국민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이 있고, 베트남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노이=연합뉴스) 조복래 김범현기자 cbr@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