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10일 베트남국빈방문은 한국 기업의 대(對)베트남 투자여건 개선 등 경제.산업 분야에서의 양국간 실질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베트남은 연평균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8천200만명에 달하는 내수시장을 갖고 있어 우리로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매력적인 시장이자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꼽힌다. 특히 25억 배럴의 석유와 8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 등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수입선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에너지 자원 확보' 차원에서 단순한 시장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92년 수교한 양국간 경제협력도 비약적으로 확대돼 지난해 한해 대 베트남투자는 24.4억 달러에 달하는 등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 가운데 1위 투자대상국이다. 또한 베트남도 `한류열풍'이라는 우호적 환경속에서 한국을 단기간 경제성장의모델로 벤치마킹하고 있어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양국간 실질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노 대통령은 쩐 득 렁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비롯, 판 반 카이 총리, 농 득만 공산당 서기장 등 베트남 권력서열 1-3위 지도자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대형 플랜트.건설 참여, 자원.에너지 협력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대형 플랜트 및 건설 = 베트남은 오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0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48기) 건설과 함께 40억 달러 수준의 원전(1천㎿급 2기) 건설도 추진할계획이다. 또한 전기, 상하수도, 교통 등 인프라가 개도국 평균치에 못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의 인프라 개발재원은 매년 11∼12% 증대되고 있어 앞으로 인프라 시장규모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우리 기업은 7건(36억 달러 규모)의 비료, 발전소, 정유공장 프로젝트 입찰과 함께 호치민 서민주택 건설사업,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 등 4건의(13억 달러규모) 건설분야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희범(李熙範) 산업자원부 장관은 10일 호앙 쭝 하이 베트남 산업자원부 장관을 만나 베트남의 대형 플랜트 및 건설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자원에너지 협력 = 양국 산자장관은 이날 베트남 원전건설, 유전개발, 전력등 자원에너지 분야에서의 양국간 실질적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한.베트남자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는 베트남 신규 원전의 공동타당성 조사 및 인력양성, 베트남 및 제3국에서의 유전개발 참여 협력강화, 베트남 전력시장에서의 한국 참여 확대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11일에는 베트남 `11-2' 가스전 개발 운영권을 갖고 있는 한국 석유공사가페트로 베트남과 `생산물 분배계약'을 체결키로 하는 합의서에 서명할 예정이어서향후 개발을 넘어 본격적인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자정부사업 참여 및 한국기업 전용공단 = 현재 베트남 정부는 제2차 초고속망 구축사업과 602억원에 달하는 베트남 국가재정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중에있다. KT의 경우 제1차 초고속망 구축사업에 참여해지난 9월부터 4천100만 회선에 대한 서비스를 실시중이며, 올해말 추진 예정인 2만회선 규모의 2차 초고속망 구축사업 참여를 추진중에 있다. 또한 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간 베트남내 한국 중소기업을 위한전용공단 조성문제를 적극 검토키로 함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의 안정적 해외진출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연합뉴스) 조복래 김범현기자 cbr@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