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이 19일 장쩌민(江澤民)에서 후진타오(胡錦濤)로 이동, 본격적인 `후진타오 시대'가 열렸다. 이를 두고 언제인가가 문제였을 뿐, 지난 해 3월 장 전 주석이 후진타오 공산당총서기에게 권력을 넘겨줄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시각이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장 전 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내놓은 것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며 "일반적 관측과는 달리 이번에 그가 시기를 앞당겨 군사위 주석직을내놓은 것은 중국내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후진타오 체제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겠지만, 중국의 집단지도체제 내에서 일정한 `긴장'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당국자는 "후진타오 체계가 더욱 공고해지겠지만, 중국은 기본적으로 집단지도체제인 만큼 후 주석이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직은 `상하이방'으로 불리는 장 전 주석의 세력이 뿌리가 깊고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작년 7월 베이징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후 주석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는 등 이미 후 체제와 한국의 관계가 이미 정착돼 있기 때문에 한중관계 증진이라는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당국자는 "미국이 미일동맹의 강화를 통해 자국을 견제하고 있다고 느끼는 중국으로서는 한국과 관계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북공정(東北工程)이 후진타오 등 혁명 4세대 지도부의 후원하에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음을 감안할 때 고구려사 왜곡 문제 등에서 드러났듯이 `중화 민족주의' 강화 등을 통해 한중갈등 소지도 적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북-중 관계는 항일무장투쟁을 겪은 마지막 세대인 혁명 3세대의 퇴조에 따라 정서적 유대보다는 실리적 관계로 변화해 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후진타오 세대는 기본적으로 북한과 연고가 없기 때문에 대 한반도 정책을 펴나가는 데 북한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을 중시하는 정책이나, `대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양안정책 등도 후진타오 체제의 중국에서도 면면히 이어질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