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와 할인점 간 가맹점수수료 분쟁이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의 대응이 각사별로 엇갈리고 있다.


분쟁을 주도하고 있는 비씨카드가 추석 이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메이저인 삼성카드와 롯데 신한카드 등 후발 카드사는 한발짝 물러나 추석 이후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비씨 "추석 전에 협상 끝내겠다"


이마트가 비씨카드를 안 받기 시작한 지난 1일 이후 비씨의 매출액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오히려 일부 유통 격전지역에서는 이마트와 경쟁중인 타점포의 비씨카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창동 상권의 경우 이마트의 경쟁점포인 하나로클럽의 비씨카드 매출액이 지난 9일 현재 2억2천6백32만2백90원을 기록,지난달 31일보다 3천6백만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할인점 업계 2위인 홈플러스에서의 비씨카드 결제비율도 같은 기간동안 2.1%포인트가 상승,9일 현재 31.5%를 기록했다.


비씨 관계자는 "그러나 이마트와 가맹점 계약이 해지된 상태에서 추석연휴를 맞게 되면 우리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추석대목 주간(19∼25일) 전에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후발카드 3사 가운데는 현대카드가 '선공'


메이저 카드사들과 달리 수수료 협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롯데 신한 현대카드 등 후발카드 3사 가운데는 현대카드가 먼저 수수료 인상 방침을 밝혔다.


현대카드는 "현행 수수료 체계로는 역마진이 발생하는 만큼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마트측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1.5%대인 수수료율을 2%대 초반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카드사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1천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대형 카드사들은 할인점 업계와 일전을 겨룰 역량이 있지만 이들은 할인점에 잘못 보였다가는 '보복'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