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카드사간 수수료 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삼성카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카드가 `특수관계'에 있는 이마트, 홈플러스와 어떤 식으로 수수료 인상 문제를 풀어나가는지가 향후 유통업체와 카드사간 수수료 협상에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카드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비씨.KB.LG카드가 신세계 이마트와수수료 분쟁을 빚고 있는 동안 뒷짐만 지고 있다가 다른 카드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지난 2000-2001년 당시 회원확대를 위해 유통업체 등과의 무차별적인 제휴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무너뜨린 주역중 하나인 삼성카드가 정작 중요한 시기에는 뒤로빠져서 자기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가 비씨카드와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이후인 지난 1∼5일 이마트의 전체 카드결제 가운데 삼성카드의 일 평균 비중은 평소 21%에서 29%로 급증했다. 이런 비판여론을 의식해 삼성카드는 최근 이마트측에 수수료 인상에 대한 재협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지만 과연 인상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게카드업계의 중론이다. 지금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됐지만 신세계는 한때 삼성카드와 형제기업이었고, 신세계는 지금도 삼성카드의 주주로 등재돼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물산이 11%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할인점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는 수수료 인상협상을 요청하지도 않은 상태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할인점 업계 3위인 롯데마트에 대해서는 가맹점 수수료를 종전 1.5%에서 2.4%로 인상키로 하고 롯데마트측에 협상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카드사들은 할인점 업계 1, 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고 롯데마트에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지적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경쟁을 벌이듯이 할인점들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마트만 수수료를 인상하면 그만큼 롯데마트의 경쟁력이 떨어질게 뻔한데 수수료 인상요청에 당연히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에 1조원 가까이 적자를 낸 삼성카드가 경영정상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