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대기' 백차승(24ㆍ시애틀 매리너스)이 메이저리그 진출 6년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신고했다.

백차승은 29일(한국시간) 시애틀 세이피코필드에서 벌어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1회 팀의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피안타 1개에 탈삼진 2개를 기록했고 모두 20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 17개를꽂았다.
올시즌 3이닝 무실점에 방어율 0.00. 시애틀의 2번 타자 랜디 윈은 3-3으로 맞선 연장 12회말 끝내기 2점 홈런을 터뜨려 백차승에게 첫 승을 선사했다.

이로써 지난 8일 메이저리그에 올라 한국인 사상 9번째 메이저리거가 된 백차승은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봉중근, 조진호에 이어 7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승리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또 이날 승리는 98년 8월 시애틀과 입단 계약을 맺은 이후 6년만의 메이저리그 첫 승이어서 더욱 감격적이었다.

전날까지 트리플A 타코마 소속이었던 백차승은 이날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난 뒤메이저리그에 깜짝 등록됐다.

시애틀은 1차전 선발투수였던 클린트 매기오트가 3회를 마친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하자 부랴부랴 매기오트를 15일짜지 부상자 명단에 올린 뒤 백차승을 불러들인 것.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시애틀은 1차전에서 5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혈전 끝에9-7로 승리했고 2차전도 3-3 동점인 채 연장에 돌입하자 불펜투수가 바닥나 백차승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

백차승은 마음의 준비도 없이 엉겁결에 등판했지만 첫 이닝인 연장 11회초를 투구수 7개로 간단히 틀어막았다.

조 란다를 2구만에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고 매트 스테어스와 애브라함 누네스를 각각 1루 플라이,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러나 백차승의 진가는 12회초 1사 뒤 알베르토 카스티요에게 좌전안타를 내준뒤 더욱 빛을 발했다.

루벤 고테이를 볼카운트 2-1에서 낮게 가라앉는 투심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잡아냈고 다음 타자 애런 가이엘은 공 세 개로 삼진을 잡아냈다.
몸쪽 빠른 공 2개에 이어 바깥쪽을 찌르는 공에 가이엘은 방망이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그대로 물러나야 했다.

결국 시애틀은 연장 12회말 선두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내야안타로 출루한 후 랜디 윈이 끝내기 우월 2점홈런을 날려 5-3으로 승부를 갈랐다.

지난 8일 메이저리그에 올랐다가 3일만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던 백차승은 주력투수들의 부상으로 올시즌 남은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