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표는 오직 결승행.'

한국 복싱 사상 8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안기게 된 조석환(57㎏급.국군체육부대)과 김정주(69㎏급.원주시청)가 금메달 고지 정복에 승부수를 띄웠다.

4강에 오르면서 동메달을 확보한 이들은 단순히 올림픽 메달을 안기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며 온 힘을 쏟아붓고 반드시 결승에 진출, 메달 색깔을 황금색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조석환과 김정주가 러시아, 쿠바 등 세계적 강호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점은 피나는 훈련을 통해 다져진 체력. 복싱대표팀은 지난달 태백 분촌에서 함백산(1천573m) 달리기를 실시해 심폐기능을 극대화시켰고 아테네행에 앞서 체중 조절도 끝내 현재 컨디션이 최상이다.

올해 아시아선수권 2위를 차지한 조석환의 4강전 상대는 `돌주먹' 알렉세이 티치첸코(러시아).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에 입상할 당시 티치첸코를 제압했던 조석환은 이번에는접근전을 통한 정면 승부로 초반에 결정타를 날릴 작정이다.

오인석 복싱대표팀 감독은 "아웃복싱을 구사하는 티치첸코를 상대할 때는 뒤로물러서면 안 되고 처음부터 난타전을 벌이는 게 차라리 낫다"며 "조석환이 티치첸코를 한번 이긴 적은 있지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깜짝 메달'의 주인공 김정주는 세계챔피언 로렌조 아라곤 아르멘테로스(쿠바)와 4강전이 예정돼 객관적인 전력상 결승행이 쉽지 않다.

하지만 김정주는 당초 8강권 실력으로 분류됐음에도 재치있는 아웃복싱으로 유효타를 올리며 동메달을 확보해 아르멘테로스의 카운터펀치를 피하며 판정까지 간다면 이변도 기대할 만하다.

김정주는 "당초 동메달이 목표였지만 이길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며 밀리지 않는 체력으로 4회까지 버티면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결승행을 노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 감독은 "물론 세계챔피언인 아르멘테로스가 우위인 것은 사실이지만 김정주 또한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이라며 "작전만 뜻대로 맞아 떨어진다면 좋은 결과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