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바그다드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내 수감자 학대사건으로 군사재판에 회부된 미국 찰스 그레이너 상병이 바그다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재판을 실시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변호사들이 23일 밝혔다.

이날 그레이너 상병이 출석한 가운데 독일 주둔 미군부대에 열린 군사재판 전청문회에서 변호사들은 "아부 그라이브 사건들이 공공연히 알려진 상황에서 그레이너 등 피고인에 대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선임변호사인 제이 히트는 "이들에 대한 편견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돼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바그다드에서는 이들에 대한 감정이 최악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인 가이 우마크는 기자들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목격자들에게법정 증언을 위해 이라크로 오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 법원도 이들에게 이라크로 가서 증언토록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달 21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릴 심리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고법원에 요청할 방침이라며 "그레이너 상병이 유죄라는 암시를 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부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마크는 또 그레이너 상병 등은 수용자들을 순화시키라는 명령을 합법적이라고믿고 복종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문회장에서 그레이너 상병은 "우리는 매일 일을 했다.
우리 소대가 총격을 받기도 했다.
동료들이 다치거나 포탄공격을 받기도 했다.
내 생에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기간이었다"라고 진술했다.

그레이너 상병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잉글랜드와 합세해 포로들에게 성적수치심을 주는 사진들을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제임스 폴 판사는 이번 군사재판에 앞서 포로학대 사건과 관련, 미국 정부가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신속하고 충실한 조사를 촉구했다.

(만하임<독일> 로이터=연합뉴스)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