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마약 상용자의 급증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급기야 마약 살 돈을 요구하다 이를 거부한 71세 노모를 살해하는일까지 벌어졌다.

멕시코 정부는 23일 미국 샌디에이고 접경지 티후아나 일대에서 활동하는 마약카르텔의 핵심 인물을 체포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이번에 체포된 힐베르토 이게라는 미국 당국에서도 수배령을 내릴 정도로 유명한 `티후아나 카르텔'의 두목급이라고 멕시코 연방검찰청(PGR)은 밝혔다.

이처럼 멕시코 검찰당국이 주요 마약 조직원 검거에 모든 수사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은 이 나라 전체에 `독버섯' 처럼 퍼진 마약중독 피해를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검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된 자는 하루 평균 40명이었고, 더욱이 올 상반기 통계에서는 하루 평균 54명이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되고있다.

연방검찰청은 마약 제조, 소지, 운송, 유통, 판매 등으로 체포된 자가 2001년 2만3천588명에서 2003년 2만8천645명으로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국민 10만명당13.8명꼴로 마약 관련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마약 범죄가 가장 심한 북부 지역 소노라주(州)의 경우 주민 10만명당 80.9명이마약 범죄와 관련됐으며, 바하 칼리포르니아주(州)에서는 59명, 수도 멕시코시티는31.5명꼴의 마약사범 검거 비율을 보이고 있다.

마약 관련 범죄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마약 소지와 판매로 각각 67%와 11.5%를차지했다.

특히 이날 멕시코 유력 일간 레포르마는 마약을 사기 위해 돈을 요구하다 이를거부한 71세 어머니를 쇠로 된 주방 용기로 구타해 살해한 아나 로우르데스 올베라(34.여)씨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올베라의 어머니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의 손상이 커 숨졌다고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올베라는 1급 살인죄로 최고 징역 50년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시티 검찰청에 따르면 올베라는 마약 중독자이며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어머니에게 돈을 요구해왔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멕시코시티의 대표적 재래 시장인 테피토 일대에서는 가장 강력한 환각제 중 하나로 알려진, 일명 리세르그산(酸)마약(LSD.Lysergic Acid Diethlamide)이 10달러 정도에 급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멕시코시티 검찰청 관계자는 "LSD의 환각 효과는 사용후 30분 후부터 발생해 무려 15시간까지 지속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중독성이나 금단 현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젊은층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LSD 판매 증가 원인을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단속이 어려운 점, 가격이 저렴한 점 등으로 인해 학교 주변에서판매가 늘고 있다"면서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지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연방검찰청 조직범죄특별수사부의 호세 루이스 바스콘셀로스 부장검사는 "검찰 및 경찰 당국의 조직 구성 미비로 마약 소탕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마약 상용자에 대해서는 실형 보다는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별도의 조치를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