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험을 했으니 이제는 완벽하게 준비해 8강전을 치르겠습니다."


'리틀 칸' 김영광(전남)이 아테네올림픽 말리전 대량실점의 아픔을 딛고 4강 진출의 버팀목으로 일어선다.


말리와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른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던 철벽 수문장 김영광이 내리 3골을 먼저 허용해 탈락 직전까지 몰린 것은 악몽과도 같은 경험이었다.


김영광이 경기에서 3골을 내준 경험은 지난 1월 열린 카타르 4개국 친선대회 결승에서 김두현(수원)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울때 모로코에 1-3으로 패한 것 빼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영광은 "말리전에서는 뭔가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집중력이 살아나지 않았다"면서 "솔직히 조금 해이해져 있었다"고 인정했다.



물론 3골 다 수비진이 상대 스트라이커 테네마 은디아예를 놓쳐 단독 찬스를 허용하는 바람에 잃은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 대회 전까지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이어오던 김영광의 자존심은 변명을 허락하지 않았다.


김영광은 특히 22일(한국시간) 새벽 열리는 대회 8강전 상대가 지난해 12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패배를 안겼던 파라과이여서 명예회복의 기회라고 여기고있다.


당시 수비수 김치곤(서울)과 함께 한국의 방어라인을 이끌었던 김영광은 현 올림픽대표팀 플레이메이커인 에드가 바레토가 이끄는 파라과이와 만나 0-1로 무릎을꿇었던 것.


김영광은 그러나 "그때와 지금 올림픽대표팀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형들이 찬스에서 얼마든지 넣어줄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잘 지켜낸다면 승리를 따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탈리아와 파라과이의 경기를 TV로 관전한 김영광은 이미 나름대로의 상대팀분석과 대비책도 마련하는 중이다.


김영광은 "전반적으로는 이탈리아에 밀린 듯하면서도 수비에서 역습이 매우 위협적이었다. 공격수들의 스피드와 슈팅이 좋았다"면서 "우리 수비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 포지션을 잘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번 8강전은 올림픽 메달 획득의 8부 능선인 4강 진입의 막다른 길목이어서 병역혜택을 기대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더욱 의미가 있는 승부. 김영광은 "만약 메달을 따게 되면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사람들이 끌어낼 때까지계속 누워있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테살로니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