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역에서 온 수백명의 시위대와 부족장들이 16일 나자프 성지인 이맘 알리 사원에 운집한 가운데 시아파 시위대와 미군 및 이라크 보안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성도 나자프에 대한 미군과 이라크 경찰의 공격에 격렬히 항의하면서 대영묘(大靈廟) 안팎에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며 저항세력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초상화를 흔들어댔고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와 `점령군'인 미군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이 시위하는 동안 사원 첨탑 위로는 미군 항공기와 헬기들이 선회했고 사드르를 추종하는 메흐디 민병대원들이 중화기와 자동화기에 의한 공격을 받았으며 이포격 소리에 시위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메흐디군에 대한 공격과 이들의 반격은 미군 당국이 "적들의 공격 행위에 의해"미 해병 3명이 나자프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한 직후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이맘 알리 사원 북쪽 벽에도 총격이 가해졌다고 말했으며 시 주변에는 메흐디 민병대원들이 거리 곳곳의 전략지에 총기를 배치한 채 미군 및 이라크 보안군의 공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이라크 경찰은 이미 지난 15일 외국 기자들에 대해 나자프를 떠날 것을 요구한상태이다.

이라크 국민회의 대표들은 이날 사드르에게 미군과 이라크군을 상대로 한 저항을 중단하고 그를 따르는 메흐디군을 사원에서 철수시킬 것을 촉구했고 16일 대표단을 나자프에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표단 파견을 발의한 사람은 사드르의 친척인 시아파 학자 셰이크 후세인 알-사드르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세인 사드르는 국민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우리는 어떤 저항단체의 존재도 거부하며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고 국가내에 국가를 만드는 이같은 야만적인 상황을 종식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며 참석자들은 박수로 이 제안을 승인했다.

후세인 사드르의 측근인 파델 알-호르산은 후세인측이 협상을 통해 사드르와 그를 메흐디군을 이맘 알리 사원으로부터 철수시키고 사드르를 바그다드시내 안전한곳으로 피신시켜 그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드르의 대변인 셰이크 아메드 샤이바니는 이 제안에 대해 "우리는 협상을 할수는 있지만 싸울 준비도 돼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드르 측은 이미 이라크 정부와의 협상에서 미군이 먼저 나자프를 떠나고 시관할권을 시아파 최고위원회에 넘길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로마 교황청은 16일 요청이 있을 경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나자프에서 더이상 유혈사태가 계속되지 않도록 중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티칸 국무장관 안젤로 소다노 신부는 이날 이탈리아 공영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자프내 모든 세력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대화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모두에 대해 나자프의 신성성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바그다드 북부 사마라에서는 이라크 국민방위군 사령관과 그의 보좌관 1명이 피격 사망했고 바그다드 남동부의 바쿠바에서는 미군 기지를 향해 발사된박격포탄이 주택가에 떨어지면서 10대 소녀와 6살난 동생이 죽고 친척 4명이 다쳤다.

또 이라크 남부에 있는 아마라에서도 메흐디군과 영국군 사이의 충돌이 발생해교전 과정에서 민간인 1명이 죽고 2명이 다쳤으며 또다른 남부 도시 나시리야에서는미국 국적의 프랑스인 기자 1명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바그다드.나자프 AFP.AP=연합뉴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