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여야에 385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학수 삼성 부회장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석호삼성SDS 부사장은 16일 "한나라당이 `큰 차(車)'로 자금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윤 부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최완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세번째로 10억원을 전달할 때 한나라당 이재현 재정국장이 `큰 차도 있는데'라고 말해 전체 전달 금액이 50억원인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20억원을 한꺼번에 전달할 때 밴을 몰고 왔길래 `이게 마지막입니다'라고 했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한나라당 최돈웅 전 의원은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출석했으나 "내일 항소심 결심 공판이 있는데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절대 증언할 수 없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그는 "거부 이유는 아니지만 내가 1,2심 재판을 받을 때 삼성 사람들을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고 말해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증언거부 사유가 안될 뿐더러 거부에 따른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최씨가 자신의 항소심 선고 뒤로 증언을 미루겠다며 거부하자 별다른 제재없이 내달 1일 오후 4시로 기일을 잡았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