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하워드 호주 총리가 12일 야당의 반발에 부딪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일부를 수정키로 하자 미국이 거부의사를 경고하면서 양국간 FTA가 위기에 처했다.

하워드 총리는 FTA 비준안의 하원 통과를 담보하기 위해 의약품 보조금 안전장치에 초점을 맞춘, 야당 노동당의 수정안을 마지못해 수용키로 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리처드 밀스 대변인은 "이행법안및 수정안이 호주에서 중요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미국은 이행법안이 FTA의 규정들을 지키도록 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밀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FTA가 효력을 발휘할수 있기 전에 이행법안이 FTA의 의무들을 지키도록 확신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과 호주간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했으나 호주에서는 야당의 반대로 의회의 비준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호주 야당은 미국의 제약업체들이 호주의 특허조항을 악용, 상표등록에 의해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값싼 의약품들이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없도록 양국간 FTA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약품급여제도(Pharmaceutical Benefit Scheme, PBS)로 알려진 호주의 의료보장체제는 의약품의 안전한 공급과 함께 환자에게 가장 낮은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PBS에 따라 선별된 의약품은 가격을 제한당하고 정부 보조금이 지급됨으로써 호주 환자들은 미국 환자들에 비해 훨씬 싼값으로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내 의약품 연구및 제약업체들은 미국과 호주간 FTA 체결협상내내 호주의 PBS가 반(反)경쟁적인 조치들이라고 지적하면서 PBS를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양국의 교역규모는 연간 290억달러로 미국이 90억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