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한 뒤 국내에서 한때 모델로 활동하다 캐나다를 경유, 미국 국경당국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윤인호(29)씨가 이민국 구치소내에서 시애틀총영사관 직원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미 워싱턴주 타코마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중인 윤씨는 7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4일 시애틀총영사관 관계자 2명이 구치소를 찾아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에 '탈북뒤 한국 당국으로부터 고문을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영사와 동행한 공관 직원 이모씨가 "대한민국에도 당신 적이 많다.
여기(미국)도 마찬가지다.
나가서 입조심, 말조심해. 그게 좋을 거야"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공관 직원의 협박에 항의, 최근 이틀동안 단식농성을 벌였으나 워싱턴주정부의 한 관계자 등의 만류로 이를 풀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날 변호인과 접촉했으며 공관 직원의 협박, 국내 고문사실을 입증할진술서를 작성해 연방 법무부 이민심사국(EOIR)에 공식적으로 망명신청서를 접수할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애틀총영사관 정병하 영사는 밀입국 혐의로 구금된 한국인들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한국여권 소지자인 윤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나 "당시 동행했던 이모 행정원의 협박 운운은 사실과 다르다"며 "대부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밀입국을 시도하나 미국사회가 녹녹치않다는 점을 설명했을 뿐이며 면담이 끝났을 때 윤씨가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다"고 해명했다.

북한에서 스키(노르딕)ㆍ핸드볼 국가대표로 뛴 경력이 있다고 주장한 윤인호씨는 함경북도 해령출신으로 지난 1998년 탈북, 중국을 거쳐 이듬해 한국에 들어왔으며 고려대 경영학과를 2002년 중퇴했다.

184cm의 큰 키에 준수한 용모로 국내에서 모델로도 활동한 그는 "5개월전 출국,캐나다에 체류하며 농장 등에서 잡역부로 일해왔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