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사가 7일 오전 임금협상안 잠정 타결과 파업안 철회에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2일 조종사 노조가 재적인원 70.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한 이후우려되던 `항공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 노사는 6일 오전부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7일 오전 10시께 만나최종합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예상보다 빨리 협상안이 타결됐다.

노사가 이날 합의한 2004년 임금 협상안은 기본급 6% 인상과 비행수당 기장 6%,부기장 4% 인상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당초 기본급과 비행수당 각 9.8% 이상. 상여금 50% 인상 등 총액기준 11.3%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며, 조종사 노조 공제회 설립을 위한 회사측의기금 50억원 출연. 해고자 복직 등도 함께 내걸었었다.

대한항공 노사가 파업 철회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올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노동계의 하투(夏鬪)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특히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임금인상을 내걸고 파업안 투표를 가결,배수진을 쳤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안 철회를 사실상 선언함으로써 `대의나명분을 상실한 파업'은 이제 여론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셈이 됐다.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고임금 근로자의 파업을 질타하는 여론이 높아졌고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파업에 돌입할 경우 뒤따를승객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한항공이 하루에 실어나르는 승객은 국내선 3만명, 국제선 3만명에 이르고 국내 항공화물의 3분의 1 가량을 대한항공이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업이 현실화되면 어려움에 빠진 국내 경제에 엄청난 손실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지난달 19일부터 불법 파업을 벌인 LG칼텍스정유 여수공장 노조가 회사측이 제시한 업무 복귀시한을 불과 1시간 앞두고 6일 오후 파업을 전격 철회, `백기투항'한것과 지난달말 파업했던 서울지하철공사, 도시철도공사 노조가 여론의 거센 비난을받고 서둘러 파업을 철회한 것도 대한항공 분규 타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대한항공 노사는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인'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항공대란'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한항공 노사 분규는 마땅한 대체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국가경제를 볼모로 내세워 파업 사태 직전까지 치달았다는 점에서 노사 모두 향후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