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그리스 수비의 핵 트라이아노스 델라스(28.AS로마)가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결승행을 이끌어낸 천금의 실버골로 '킬러본색'을 과시했다.

델라스는 전.후반과 연장 전반을 합해 105분 간 쉼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체코의 공격 선봉 얀 콜레르를 그림자 마크해 상대 예봉을 틀어막았고 연장 전반 15분체코 수비진이 느슨해진 틈을 타 공격에 가담한 뒤 바실리오스 차르티스의 센터링을 헤딩 결승골로 꽂아넣어 '1인2역'을 해냈다.

델라스는 "우리는 다시 되풀이 할 수 없는 멋진 경기를 했다.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하다"며 "결국 신이 우리를 우승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93년 자국리그 FC 아리스에서 데뷔한 델라스는 97년 프리미어리그 아래인 잉글랜드 디비전Ⅰ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진출했으나 빛을 보지 못한 채 빅 리그의 꿈을 접었다.

모국에 돌아온 그는 절치부심해 2001년 안정환(요코하마)이 몸담았던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에 입성한 뒤 AS로마로 옮겼고 올 시즌 세리에A 2위를 차지한 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더 큰 무대인 유럽선수권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키게 됐다.

= 그리스, 축제 도가니 =

0...'주신' 디오니소스의 후예인 그리스가 유로2004 결승 진출의 감격에 취해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다.

아테네 등 그리스 주요 도시에는 체코를 격파한 2일 1천여만명이 거리로 뛰쳐 나와 축포를 쏘아 올렸다.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둔 아테네 중심의 오모니아 광장에는 게임이 끝난지 1시간 만에 10만명의 인파가 모여들어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리스의 한 라디오 아나운서도 "거리에 나가라, 우리의 시간이다"며 팬들의 거리 축제를 부추겼다.

시민 야손 그라니사스씨는 "우리선수들은 오디세우스가 모든 난관을 극복한 것과 같은 위대한 업적을 수행한 영웅"이라고 말하며 그리스 무적함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스 감독 오토 레하겔의 모국 독일에서도 베를린 광장에 세워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체코전을 지켜보던 그리스인 4천여명이 모국의 승리에 환호하며 오래도록 감격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