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성시웅 부장검사)는 30일 대한적십자사와 국립보건원의 부실한 혈액관리 때문에 에이즈나 B형.C형 간염에 감염된 혈액 외에 말라리아에 감염된 혈액도 유통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내달중 피고발인인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장관, 김문식 전 국립보건원장 등 관련자 20여명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그간 180여명의 피의자 및 참고인을 소환 조사한 결과 고발된 내용 외에적십자사측의 소홀한 혈액 관리로 헌혈 및 수혈이 금지된 말라리아 감염 혈액이 상당량 유통된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규정상 말라리아균에 감염될 우려가 높은 위험 지역에 다녀오거나 감염 경험이 있는 사람은 헌혈 및 수혈이 금지돼 있다. 검찰은 재작년 12월 A(21)씨가 군 입대 과정에서 헌혈한 혈액이 경기 일산과 서울 소재 병원에서 60대 남자 2명에게 수혈돼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에이즈 또는 B형 간염, C형 간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으나 수혈용 등으로 공급된 헌혈 건수가 799명, 2천381건에 달했다는 적십자사측의 자체 조사결과를 입수, 유통 경로를 정밀 추적중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혈액관리법 적용을 받는 첫 사례인만큼 혈액관리 소홀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관리 운영자의 범위가 법률적으로 누구까지 해당되는지를 면밀히 검토중이다. 검찰은 또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프랑스와 일본의 사법처리 기록도 함께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