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섬으로 유인해 수십년간 노예처럼 일을 시키면서 폭행을 일삼은 현대판 '지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26일 섬으로 유인한 어린이에게 40여년간 일을 시키며 자주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로 장모(65.농업. 신안군 안좌면)씨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44년전인 1960년 목포역에서 당시 5살이던 김모(49)씨에게 "밥을 사준다"며 신안군 안좌면 자기집으로 데려온 뒤 최근까지 임금을 주지않고 농사일 등을 시키며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다. 장씨는 자신의 횡포를 견디지 못한 김씨가 인근 마을로 도망칠 때마다 "재산을 모두 주겠으니 열심히 일만 하라"며 일을 시켜왔다. 김씨는 30년간 주민등록도 안된 상태로 노동력 착취를 당해오다 1991년에야 1955년생으로 주민등록 신고를 했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장씨의 모진 폭력 때문에 탈출하지 못하고 노예처럼 살아오다 최근 주민들의 신고로 빛을 보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수십년동안 전기와 난방시설이 없는 폐가에 김씨를 지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44년이라는 세월 동안 노예처럼 살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장씨를 볼 때마다 움츠리는 김씨를 보고서야 사실을 인정할 수 있었다"며 "섬이라는 폐쇄적인 환경도 김씨의 비극에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김씨를 신안군 사회복지과에 의뢰해 보호시설로 인계할 방침이다.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