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베이징(北京) 북핵 6자회담에 참석한 미국 대표단이 미국의 `포괄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한 것에 때맞춰 23일 워싱턴에서도 백악관과 국무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미국안에 대해 똑같은 내용과 표현으로 부연하는 등 미국측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부각시켰다. 특히 국무부 브리핑에선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이전에 그 과정에서도 미국이 북한에 `다자 안전보장'을 구두표명한다는 내용은 북한의 약속위반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기존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것에 질문의 초점이 모아졌다. 또 제임스 켈리 협상대표단장이 북한 대표단과 양자대화를 제의한 것도 미국의 기존 대북핵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데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이번 방안은 단순히 북한이 깨뜨린 과거의 제네바 합의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것을 넘어 비핵화를 위한 것이므로 과거 약속위반에 대한 보상불가 원칙과 어긋나지 않으며, 6자회담틀내 미.북 양자대화는 기왕 있어온 것"이라며 정책이 변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의 폐기를 전제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단계별 상호 상응조치를 세부적으로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음은 바우처 대변인과 기자들간 일문일답 요지. --북한에 대한 `보상'에 미국측의 안전보장 약속과 같은 것도 포함되나. ▲우리는 현재의 다자적 맥락에서, 그리고 임시적인 차원에서 안전보장 약속과 관련, 모종의 표시(indication)를 해주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해왔다. --`짧은 준비기간'의 구체적인 시한은. ▲임시 기간의 시한에 대해선 오늘 말할 게 없다. --임시 보상 가운데 미국측이 제공하는 것은 안보 약속외에 연료 등은 없는가. ▲내가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유를 반드시 미국이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임시.잠정적인 성격이라 해도,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 이전에 보상하는 것은 과거에 이미 산 소 값을 또 주겠다는 것 아닌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해체는 과거 것(제네바 합의)을 넘어서는 것이다. 과거에 합의됐던 틀, 즉 동결이 아니다. 과거 틀은 원자로 완성까지 동결한다는 것이었다면, 이번 것은 현실적인 시한내에, 지난 수년간 일어난 것들을 되돌려 놓는 방식으로 비핵화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안정된 비핵화 기반을 바탕으로 북한과 나머지 세계간 더욱 긍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것이다. --더 크고 더 좋은 소를 사게 됐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소라는 뜻인가. ▲우리가 보상을 주겠다는 것은 북한의 약속 파기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시작, 핵연료봉 추출 등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데 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을 훨씬 넘어서는 것에 대한 것이다. 목표가 클수록 제공해줄 이득도 커지는 것이다. --안보 공약은 다자차원을 말하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방콕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밝힌 대로 모종의 다자적 차원의 안전보장 약속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미 거부했던 안인데, 지금 (북한이 수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인가. ▲검토 문제는 북한 몫이다. 얼마동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핵심은 과연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했느냐인데, 미국의 제안이 그런 징후를 감지한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북한을 설득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때문인가.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이미 한반도의 비핵화에 동의했기때문에 이번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매우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북한이 활용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그 목표에 동의했다는 말인가. ▲내 기억으로, 과거 2차례 회담가운데 한 회담이 끝난 뒤 중국이 북한을 포함해 모든 참가국이 그 목표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에너지 지원 등을 얻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이미 말했지만 모든 핵 프로그램을 해체한다는 공약과 그것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이행하기 위한 용의다. 모든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기로 했다면 가장 먼저 할 것은 그 프로그램의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검증하는 일이다. --북한이 오늘 회담에서 우라늄 프로그램 문제에 대해 얘기한 게 있나. ▲모르겠다. --북한의 반응을 얼마나 기다려줄 수 있나. ▲우리는 그동안 매우 인내력을 발휘해왔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그리고 세계가 한반도 비핵화를 확신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밝혀왔다. 우리는 대통령의 그 목표를 6자회담을 통해 일관되게 추구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