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합작 시공한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병원'이 평양특별시 동대원구역 새살림동에서 완공돼 17일 문을 열었다. 대북 지원단체인 남북어린이어깨동무(이사장 권근술)는 지난 14일 현지에서 양측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병원 준공식을 가졌다. 어린이병원 준공식 등 행사와 상호교류 확대를 위해 남측은 초ㆍ중.고생 11명과 각계의 병원 후원회원 등 97명이 직항 전세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했다.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병원은 3개층 900평의 어린이병동과 2개층 400평의 콩우유공장에 지하시설 500평 등 연건평 1천800평 규모로 완공됐다. 이 병원은 북측 내각 산하 의학과학원 소속의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를 본관에두고 설사진료소와 구강진료소, 임상검사실과 입원실, 연구실.자료실과 놀이방 등을구비했다. 초음파검사실과 내시경실, 응급실과 약국 등도 갖춘 병원의 설사진료소에는 의사 4명과 간호사 6명이 2교대로 근무한다. 이와함께 방사선 기사 2명과 임상병리사.영양사 등이 각각 전문.지원 업무 등을 담당한다. 구강진료소에는 치과의사 2명과 치위생사 3명이 배치되고 입원실은 30병상으로 꾸며졌다. 콩우유공장은 연간 콩우유 700t과 분유 250t 생산 규모로 가동돼 평양과 인근산간지역 산원과 육아원, 탁아소의 어린이와 유아 3천500명에게 매일 두유 2-5봉지씩을 공급하게 된다.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병원은 2002년 2월 민족화해협의회 등 남북 관련단체 간에어린이영양증진센터 설립 계획이 합의된 뒤 1년 전 현재 명칭으로 변경.추진돼 이번에 준공식을 가졌다. 이 합작 병원에는 남측에서 수송한 건축자재와 의료장비(350만달러), 북측이제공한 시공인력과 부지(300만달러 상당) 등 모두 650만달러가 투입됐다. 이 병원은 앞으로 남측의 지원단체인 남북어린이어깨동무와 북측의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가 협력해 운영된다. 또 서울대 어린이병원의 지원을 받아 양측의 의료진과 영양전문가 등이 어린이 영양 증진과 질병 연구를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어린이어깨동무의 권근술 이사장은 "영양 결핍으로 인한 설사 치료 전문병원으로 병원을 출범시킨 뒤 체계적인 영양공급과 연구지원을 통해 남북 어린이들의 균형있는 성장 발달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측 의학과학원의 강철 부원장은 "북남의 지성과 후원으로 이뤄진 병원 준공을첫걸음으로 민족의 미래를 빨리 가꿔 나가자"며 "우리 민족의 체질 특성을 연구하면서 어린이들을 튼튼하게 키우는데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어린이병원 준공식 등을 위해 평양에 온 방북단에는 변형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과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홍창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조규향 방송통신대 총장, 임현진 서울대 교수, 이우영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등이 포함됐다. 병원을 설계하고 시공 감리까지 도맡는 과정에서 일곱차례 방북한 IGA 건축사무소의 황영현 대표, 병원 창틀과 출입문 등 창호 자재 일체를 지원한 한화종합화학의채사병 상무와 삼성문화재단 한용외 사장, SK 박용훈 고문과 대하소설 `태백산백'의작가 조정래씨 등도 동행했다. 특히 이번 방북 행사에 따라온 남측 어린이 11명은 어깨동무 어린이병원 준공식참석 후 평양의 소학교와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등을 참관하면서 북측의 새 친구들과뜻깊은 교류의 정을 나눴다. 앞서 리틀엔젤스의 평양 공연과 금강산 관광특구 식목행사를 위해 남측 어린이들이 방북한 적이 있지만 순수한 만남의 차원에서 서울 어린이들이 평양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연합뉴스) 채삼석 기자 sahmsok@yna.co.kr